3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이 하락한 것은 지난 200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입주 물량 증가와 겨울철 비수기가 겹치면서 전세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지방에서 전셋값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3% 상승했지만 인천은 -0.02% 하락해 2주 연속 전셋값이 떨어졌으며 경기도 -0.02%를 기록해 5주 연속 하락했다. 경기도 내에서는 광명(-0.08%), 화성(-0.10%), 광주(-0.14%) 등의 하락폭이 컸다.
지방 전세 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산 아파트 전셋값은 -0.01%를 기록해 8주 연속 하락했으며, 울산도 -0.10%를 기록했다. 5대 광역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방도 -0.02%로 집계됐다.
전세 시장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3개월 간 전국적으로 예정된 입주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71.0% 증가한 15만 444가구다. 특히 수도권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한 7만 9,998가 입주한다.
전셋값 하락으로 아파트 매매금액의 상당 부분을 세입자의 전세금으로 마련하는 갭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셋값 하락이 계속될 경우 계약 종료 시점에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갭투자자들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며, 일부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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