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낚시배 어선이 새벽에 일찍 출발해 오후 4∼5시 귀항하는 ‘당일치기’ 일정으로 짜여진다. 이른바 ‘포인트’(명당)를 선점하고 당일치기 일정을 맞추기 위해 낚시배들이 과속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선창1호’의 사고는 오전 6시9분께 일어났는데 인천지역 일출 시각이 오전7시31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고시 이 배는 짙은 어둠 속을 운행했다.
낚시배는 또 어선 기준을 적용받아 선원 1명만 승무 기준으로 규정돼 있어 안전관리도 미흡하다. 사고가 발생한 선창 1호도 손님은 20명인데 선원은 선장 1명과 보조 1명 등 2명이 전부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새벽잠을 쫓으며 배를 탄 낚시객은 목적지에 이르기 전까지 방에서 잠을 자거나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낚시 어선 객실은 상당수가 어창을 개조해 만든 것이어서 전열 기구 등에 취약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흐린 날씨와 강풍 등 기상 상황이 나빠지면 최악의 상황이 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영흥도 인근에서 비가 처음 관측된 시각은 오전 6시29분이다. 이 시간부터 7시16분까지 1.5㎜가량 내렸다. 사고 당시에는 비가 내리기 직전으로 비구름으로 인해 상당히 날씨가 흐렸다.
특히 이번에 인명피해가 큰 것은 현지 해역의 물살이 강하고 겨울철 수온이 차가웠기 때문이다. 신고 접수 15분 뒤부터 해경 헬기와 경비정 등 구조세력이 속속 현장에 도착하고 낚시객 대부분도 구명조끼를 착용했다고 하지만 겨울철 차가운 수온이 인명피해를 키웠다.
낚시 어선 업체의 안전 불감증과 더 많은 고기를 잡기 위해 무리한 운항을 요구하는 낚시꾼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낚시배 해양사고는 2013년 77건, 2014년 86건, 2015년 206건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인천=장현일기자 hich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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