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두 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논의할 것이라는 분석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을 앞둔 캐나다가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과의 FTA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양국 언론들은 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트뤼도 총리가 닷새간 일정으로 지난 3일(현지시간)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4일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의 취임 후 중국 방문은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다.
신화통신은 “트뤼도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을 만나 양국 경제와 무역 협력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문의 주목적은 양국 간 FTA 협상 개시 등 통상문제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제2차 중국-캐나다 총리 연례대화에 참석한 뒤 광저우로 건너가 기업 초청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트뤼도 총리가 FTA 논의차 중국을 찾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보호무역 수위를 높여나가는 미국에 대항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한 데 이어 캐나다·멕시코와의 나프타 재협상에서도 폐쇄적 태도를 취하자 트뤼도 총리가 중국을 끌어들이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아성을 위협하는 중국이 북미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한다면 미국이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캐나다 정부의 중국정책 자문역을 맡고 있는 찰스 버튼 브록대학 부교수는 “캐나다산 재화와 용역에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부과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캐나다가 중국과 FTA를 체결하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트럼프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로 나아갈수록 캐나다는 그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중국에 간 트뤼도 총리의 최대 어젠다는 중국과의 통상 확대”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이 캐나다의 최대 교역국이어서 중국과의 FTA 논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대중 수출액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미국은 캐나다 수출액의 4분의 3을 차지하고 있다. NYT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과 통상전문가들은 지리적·경제적 유대관계 때문에 나프타 재협상 결과에 관계없이 캐나다가 미국 경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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