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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자! 관광강국 코리아]관광기금 문턱 낮추고 싼커 맞춤상품 개발...돌발충격 대비해야

<하>제2의 사드 사태 막으려면

中 사드보복에 올 18조 손실

관광진흥기금 지원 받으려면

영세업체 감당 힘든 담보 요구

외부 충격때마다 수십 곳 폐업

'코리아 투어 카드' 등 활성화

단체 관광객 의존도 벗어나야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9월15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갈등으로 국내 관광산업의 올 한 해 손실 규모가 18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드 갈등 장기화에 따른 국내 관광산업 손실 규모 추정’ 보고서를 통해서다. 이 보고서는 또 중국이 금한령 조치에 나선 3월 이후 5개월 동안 약 333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 여행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했다.

전문가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나 사드 갈등과 같은 변수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유관기관·민간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외부 충격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출국납부금(출국세)과 카지노 산업의 매출 일부 등으로 운영되는 정부 관광진흥개발기금의 활용폭을 넓히는 한편 단체관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개별관광객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산업 구조의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관광진흥기금 융자 요건 완화하고 활용폭도 넓혀야”=관광기본법에 근거를 두고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관광진흥개발기금은 국민들이 해외로 나갈 때 납부하는 출국세(1만원)와 카지노 사업자의 납부금(전체 매출의 10%) 등으로 조성된다. 2016년 기준 기금 규모는 5,511억원(출국세 2,960억원+카지노 매출 2,551억원)이었다. 이 기금은 정부의 관광정책 집행은 물론 여행사 등 관광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융자 사업을 위해 운영된다.

3월 중국의 금한령 조치 이후 관광 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정부는 상하반기에 두 차례의 특별융자 사업(총 2,000억원 규모)을 실시하기도 했다. 문제는 관광 업계의 특성상 영세 사업장이나 다름없는 여행사들이 많은데 이들 업체는 정부가 융자 조건으로 내세우는 까다로운 신용·담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사드와 같은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파가 터질 때마다 수십 곳의 영세 여행사들이 문을 닫는 현상이 반복되는 것도 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된 ‘사각지대’가 널린 탓이다.

변정우 경희대 호텔경영학과 교수는 “민간 사업자들이 고용창출 효과가 매우 높은 호텔 건립을 꺼리는 것 역시 관광진흥개발기금의 ‘높은 문턱’과 관련이 있다”며 “중소기업들 사이에서는 ‘여력도 안 되는데 지원 조건으로 감당하기 힘든 담보를 요구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융자 사업의 지원 요건을 완화하고 기금의 활용폭도 넓혀야 ‘제2의 사드’ 사태가 벌어져도 충격파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세금 체납이나 금융거래 연체 등으로 신용보증이 안 되는 업체들에 융자를 해줬다가 회수가 안 되면 기금의 재정 건전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업체들 사이에서는 지원 문턱을 낮춰달라는 요구가 워낙 많아 정부도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비상사태 발생에 따른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서둘러 배정된 기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는 일이 비일비재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10월 정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 자료에 따르면 한한령의 피해를 입은 중소 관광 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편성한 특별융자 추경예산 600억원 중 19억4,700만원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여행)로 등록된 업체 22곳에 배정됐다. 곽 의원은 “아웃바운드 여행사에 기금이 배정된 것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여행) 시장 활성화라는 정책의 목적과 배치된다”며 “관광기금 특별융자 사업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개별관광객 겨냥 서비스 사업 확대” 목소리도=중국과 동남아 등 단체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인 관광산업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로 당장 올 한 해 방한 외국인 숫자가 40% 정도 급감한 가운데 개별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서비스 사업을 늘려 관광산업의 질적 개선을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문체부 소관 기관인 한국방문위원회는 개별관광객에게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콘텐츠를 발굴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코리아 투어카드다. 방문위가 ‘2016∼2018 한국 방문의 해’를 기념해 올해 1월 출시한 코리아 투어카드는 개별관광객을 위해 전국 권역의 지하철·버스·택시 등 교통 기능을 탑재한 것은 물론 관광·쇼핑·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162개 기업의 2,044개 매장에서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후 11개월 만에 벌써 15만장 넘게 팔리는 등 해외 관광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여러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객을 위한 대중교통 정기권을 출시해왔으나 전국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한 교통·관광카드는 코리아 투어카드가 처음이다.

해외 관광객의 방한을 늘리고 소비 지출도 유도하기 위한 ‘코리아 그랜드 세일’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리아 그랜드 세일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쇼핑문화 축제로 오는 2018년 행사는 1월18일부터 2월28일까지 개최된다. ‘스페셜 겨울 축제’를 콘셉트로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한국 대표 문화관광 콘텐츠 홍보, 중소상공인 참여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 기간에는 K컬처와 K푸드 등을 소재로 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리며 찜질방·노래방·카페 등을 운영하는 중소상공인도 참여해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기여할 방침이다.

‘핸즈프리 서비스’ 또한 개별관광객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중 하나다. 공항~호텔 간 수하물 배송 서비스를 갖춘 이 사업을 통해 관광객들은 숙소에 체크인을 하지 않고도 곧바로 여행에 나설 수 있다. 아울러 서울역과 홍대입구역·인천공항 등 주요 거점에도 수하물 보관센터를 운영함으로써 가벼운 몸으로 관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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