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펠트먼 사무차장이 방북해 상호 이해와 관심사를 논의할 것”이라며 “리 외무상과 박명국 외무성 부상 등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펠트먼 사무차장의 이번 방북은 지난 9월 유엔총회 기간 뉴욕을 방문한 리 외무상의 초청 형식으로 지난주 말 일정이 확정됐다. 유엔 고위급 인사의 방북은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유엔은 반기문 전 사무총장 시절부터 북핵 문제 중재를 위해 고위급 방북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지난달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로 북미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유엔 채널을 계속 열어두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엔의 한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후 중국도 북한에 압박을 가하면서 고립이 심화하자 북측이 유엔을 돌파구로 삼으려는 측면이 있다”면서 “북핵 문제에 본격적 대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다만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북핵·미사일 위기와 관련해 ‘중재자 역할’을 강조해온 만큼 펠트먼 사무차장이 이번 방북에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은 있다. 통일부는 5일 펠트먼 사무차장의 방북에 대해 “북한이 국제사회와 대화의 길로 나올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북한의 최신형 ICBM급 ‘화성-15형’이 사드(THAAD) 같은 미사일 방어체계를 피할 수 있는 능력도 갖췄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사일 전문가인 마이클 엘러먼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화성-15형 미사일은 이전보다 훨씬 커 미사일 방어를 교란할 유인체를 운반할 능력을 갖추고 있을 수 있다”며 “이는 사드를 따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증가시킨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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