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3일) 새벽 6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바다로 출항한 어선 ‘선창1호’는 선장과 선원, 승객 등 정원 22명을 가득 채우고 바다로 향했습니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 진두선착장은 풍경이 멋진 영흥대교를 바라보며 망둥어와 숭어 낚시를 즐길 수 있어 ‘낚시꾼들의 성지’로 불리던 곳입니다.
동이 트기도 전에 운항을 시작한 선창1호는 출발 9분 만에 대형 급유선 명진15호와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8명은 순식간에 바다로 튕겨져나갔고 나머지 14명은 선실에 갇혔습니다. 낚싯배는 전복돼 침몰하기 시작했고 바닷물은 너무나 차가웠습니다.
22명 중 단 7명 만이 생존하고 15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고를 두고 개인의 안전불감증과 해경의 관리 소홀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명진15호 선장은 “낚싯배가 알아서 피해갈 줄 알았다”고 하지만 그 배와 결국 충돌했습니다. 신속히 구조에 나서야 했던 해경 구조대는 ‘장비 고장’과 ‘민간 양식장’ 때문에 현장 도착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이 사고 소식을 접한 일부 누리꾼들은 “세월호 때나 지금이나, 문재인 정부라고 나은 게 대체 뭐냐”며 안타까운 목소리를 냅니다. 누군가는 “무한 국가 책임”을 거론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개인이 낸 사고에 국가가 배상해야 하느냐”며 비판하기도 합니다.
이번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를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의 ‘말말말’을 정리했습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것이 달라질 줄만 알았는데 바뀐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더 이상 ‘말’ 뿐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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