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한반도 강점기 해저탄광으로 징용돼 강제 노역에 시달렸던 조선인들의 한이 서린 나가사키 현 군함도와 관련,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가혹한 강제노동 실태는 ‘없었다’고 주장하는 옛 섬 거주자 등의 이야기를 ‘증언’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교도통신은 7일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이 2019년께 군함도가 포함된 세계문화유산 소개시설을 도쿄도에 설치, 관련 자료를 전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앞서 일본은 군함도가 포함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 유산’과 관련한 종합 정보센터를 도쿄에 설치할 계획이라는 보고서를 최근 유네스코에 제출했지만, 군함도 소재지로부터 1,200㎞ 이상 떨어진 도쿄에 정보센터를 설치키로 한 것은 ‘꼼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 정부는 지난 5일 발표한 외교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보고서 내용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로 강제 노역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한 후속 조치를 성실히, 그리고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이 징용의 역사를 설명하는 조치의 일환이라며 역으로 강제노동은 없었다는 식의 주장을 전하는 것은 ‘꼼수’에 이어 본질을 희석하려는 이른바 ‘물타기’ 시도로 해석된다.
통신은 이와 관련, 한국의 반발은 불가피할 것이며 역사인식을 둘러싼 한일 간의 대립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군함도는 일본 나가사키에서 약 18㎞ 떨어진 섬 하시마를 말한다. 야구장 2개 크기의 이 섬에는 1916년 미쓰비시가 세운 일본 최초의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빽빽이 들어서 있다.
멀리서 보면 건물 모습이 마치 군함 같다고 해서 ‘군함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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