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창사 참사’ 이후 약 9개월 만에 명예회복을 선언하고 나섰다. 무대는 2017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이다. 남자 축구대표팀은 9일 오후4시30분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대회 첫 경기에서 중국과 맞붙는다. 2003년, 2008년, 그리고 직전인 2015년 이 대회 우승팀인 한국은 타이틀 방어와 4번째 정상 등극을 노린다. 중국은 2005년과 2010년 우승 기록이 있다.
9개월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은 신태용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뀌었고 우여곡절을 겪었어도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했다. 최근에는 콜롬비아·세르비아와의 평가전 결과로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면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 월드컵 조 추첨 뒤 처음 치르는 공식 경기이기도 하다. 중국과의 첫 경기가 패배에 대한 설욕 이상의 의미를 갖는 이유다.
다만 대표팀의 주축인 손흥민(토트넘), 기성용(스완지시티) 등 유럽파 선수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A매치 기간이 아니라 합류하지 못했다는 게 변수다. 대신 K리그를 중심으로 한 비유럽파들의 치열한 경쟁이 팀을 날카롭게 할 수도 있다. 공격진에는 김신욱(전북), 진성욱(제주), 이정협(부산)이 시험대에 오른다. K리거와 중국파의 조합으로 굳어지는 분위기인 수비진은 조직력 강화에 주력한다. 김승규(빗셀 고베)가 부상으로 빠진 골키퍼 자리를 놓고 조현우(대구)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경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중국전에 이어 오는 12일 북한, 16일 일본과 차례로 만난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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