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방송된 KBS1 ‘다큐공감’에서는 ‘네팔 소녀 포비, 꿈의 무대에 서다’ 편이 전파를 탄다.
지난 9월, 서울에서 아주 특별한 공연이 열렸다. 29개 나라, 63 명의 아마추어 연주자들로 이뤄진 한국 최초의 글로벌 오케스트라가 창단된 것이다. 네팔에서 온 22살 포비도 바이올린 연주자로 참가하게 되었다. 바이올린 자체가 아직도 생소한 악기인 네팔에서 오케스트라 무대에 오른다는 건 꿈만 같은 일. 홀로 독학하며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키워 온 포비가 꿈의 무대, 오케스트라에 첫 도전한다.
▲ 유튜브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세계 시민 오케스트라’
한국에서 처음 시도된 ‘세계시민 오케스트라’는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서울국제생활예술 축제’의 일환으로 창단됐다. 전 세계 아마추어 음악인을 대상으로 단원을 모집한 만큼 오디션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를 통해 진행됐다. 연주실력 뿐 아니라 참가 사연과 음악에 대한 열정도 심사에 포함됐다. 네팔 소녀 포비도 이런 과정을 거쳐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합류하게 된 것. 포비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이 단원으로 선발됐는데 음악교사, 구글 사원, 역사 교사, 그래픽 디자이너, 그리고 25년 만에 다시 플롯을 잡게 된 가정주부 까지 직업도 나이도 다양하다. 이들이 서울에서 함께 하는 시간은 단 5일, 그 촉박한 시간 속에 연습과 공연 일정을 모두 소화해내야 했다.
▲ 네팔 소녀, 포비의 꿈과 열정
포비의 고향, 네팔은 바이올린조차 아직은 생소한 악기일 정도로 클래식의 불모지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는 음악학과도 없다보니 배우려고 해도 스승을 찾기도 어렵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포비는 홀로 독학을 하며 바이올리니스트의 꿈을 키워왔다. 또한 네팔 사람들에게 바이올린이란 악기와 클래식 음악을 알리기 위해 장소도 가리지 않고 거리공연을 다니는 열정적인 소녀다.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으로 바이올린이란 과목을 개설해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실 포비가 오케스트라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 3년 전 네팔에 찾아온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 백현경 씨의 오케스트라 협연을 보면서 부터다. 그 후 포비는 백현경 씨처럼 연주 실력을 키워서 오케스트라 무대에 서 보고 싶다는 강렬한 꿈을 갖게 됐다.
▲ 꿈을 키워준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와의 만남
포비는 한국과 유독 인연이 깊다. 오케스트라의 꿈을 키워준 바이올리니스트의 고향인 한국에서 ‘세계 시민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도 뽑힌 것이다.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듣고 포비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백현경 씨다. 용기를 내 백현경 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포비는 만날 수 있다는 답장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롤 모델인 백현경 씨를 만나 레슨도 받고 함께 연주도 하는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 마침내, 꿈의 무대에 서다
서울에서 5일간의 합숙 연습에 들어간 포비. 아마추어 연주자들이라고는 하나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서 온 연주자들의 실력은 상당했다. 그 속에서 포비는 위축되고 작아져만 가는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하지만 자신의 음악환경을 이해해준 단원들의 도움으로 연주 호흡도 맞춰나가고 매일매일 실력을 늘릴 수 있었다. 매일 10시간 이상 계속된 강행군으로 포비는 팔과 손가락에 통증이 오기도 했다. 게다가 세종문화회관과 같은 큰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전혀 없는 포비는 최종 무대 리허설에서 실수를 연발하고 마는데. 본 공연에서 포비는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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