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 활짝 웃었던 상반기, 아쉬운 하반기
월화드라마의 경우 ‘낭만닥터 김사부’부터 시작된 시청률 상승세가 ‘피고인’ ‘귓속말’까지 이어지면서 승승장구 하더니 ‘엽기적인 그녀’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타더니 ‘조작’ ‘사랑의 온도’ ‘의문의 일승’까지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그나마 상반기 드라마 시장을 독점했던 월화드라마와 달리 수목드라마는 ‘사임당, 빛의 일기’부터 ‘이판사판’에 이르기까지 시청률 상황이 마냥 좋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해서 또 SBS 드라마국의 2017년 분위기가 나빴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김순옥 작가의 신작 ‘언니는 살아있다’가 24.0%(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돌파할 정도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것이다.
한석규가 이끌어 간 ‘낭만닥터 김사부’를 시작으로 꾸준히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던 월화드라마는 장르물, 법정물인 ‘피고인’ ‘귓속말’을 연이어 선보이며 시청률 연이은 안방극장 평정에 성공했다. 신인작가 기용에 무거운 장르극이라는 한계가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지성이 이끌었던 ‘피고인’의 바통을 이어받은 작품은 특히 ‘황금의 제국’ ‘펀치’ 등을 집필한 박경수 작가와 배우 이보영의 의기투합으로 눈길을 끌었던 ‘귓속말’이었다. 탄탄한 극본과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는 평을 받았던 ‘귓속말’은 최고 시청률 20.3%를 돌파하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SBS 드라마의 인기는 ‘엽기적인 그녀’ 이후 다소 시들해졌다.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던 ‘엽기적인그녀’는 마지막회에 가서 11.4%를 기록하며 겨우 10%대 돌파에 성공했지만, 전작에 비한다면 평균 시청률 8.8%에 머문 ‘엽기적인 그녀’의 성적은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엽기적인 그녀’의 후속드라마로 선보인 ‘조작’ 또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궁민, 유준상, 엄지원, 문성근이라는 초호화 캐스팅에 성공한 ‘조작’이었지만, 다소 부족한 전개와 스토리로 안방극장의 ‘호불호’를 산 것이다.
장르물을 주로 선보였던 SBS는 ‘사랑의 온도’를 통해 계절에 걸맞은 멜로를 선보이며, 안방극장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닥터스’의 하명희 작가의 신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랑의 온도’의 시작은 나쁘지 않아 보였다. 서현진과 양세종이 보여주는 사랑이야기가 초반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지지부진한 스토리와 쉽게 공감할 수 없는 인물들의 감정은 대중과 동떨어진 것이었고, 결국 다수의 공감을 사는데 실패하면서 생기는 시청률 하락세를 막을 수 없었다.
아쉬운 시청률로 종영한 ‘사랑의 온도’이기에 후속으로 편성된 ‘의문의 일승’의 시작은 밝지 않았다. 심지어 방송 전 윤균상, 정혜성이 주연으로 나서는 ‘의문의 일승’의 경우 쟁쟁한 경쟁작 속에서 ‘약체’로 언급되기도 했다. 우려와 달리 배우들의 호연과 신경수 PD의 연출의 합이 좋았고, 첫 방송 이후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시청률이 소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이다.
SBS의 월화드라마가 ‘맑았다 흐림’이면, 수목드라마는 ‘흐림’이었다. 2017년 최대 기대작으로 꼽혔던 ‘사임당 빛의 일기’이 혹평 속 침몰하면서 사전제작의 한계를 드러냈으며, 이후 선보이는 작품들 역시 시청률 부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수상한 파트너’ ‘다시 만난 세계’ ‘당신이 잠든 사이에’ 모두 작품의 완성성과 화제성에 있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대중의 호평과 상관없이 시청률 적인 측면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후속작인 ‘이판사판’의 경우 ‘판사 이야기’를 그린다는 야심찬 포부와는 달리 지루한 스토리만 전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중이다.
그나마 SBS는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체면치레를 했다는 것이다. ‘우리갑순이’를 시작으로 SBS는 주말드라마의 편성 요일을 ‘토일’이 아닌 ‘토요일 4회 연속 방송’으로 변경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이 같은 SBS의 파격 편성의 효과는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제대로 드러났다. ‘언니는 살아있다’를 통해 20%대 돌파에 성공한 것이다.
◇ 예능 : 온도 차이 없는 ‘승승장구’
성적의 온도차가 크게 나타났던 드라마와 달리 SBS의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이하 ‘동상이몽2’)부터 ‘불타는 청춘’ ‘자기야-백년손님’(이하 ‘백년손님’) ‘정글의 법칙’까지 평일 심야 예능프로그램의 동시간대1위를 독차지 했을 뿐 아니라, 일요일 오후 9시에 편성된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까지, SBS 심야 예능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열어놓은 상황이다.
지난 7월10일 첫 회 시청률 5.5%로 시작을 알린 ‘동상이몽2’는 그 다음 주인 17일 방송에서 4.5%까지 떨어지며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는 듯했다. 하나의 일에 대해 남녀의 다른 생각을 풀어낸 ‘동상이몽2’는 이후 각각의 부부를 통해 다른 공감대를 선사했으며, 특히 추자현-우효광 부부의 달콤한 신혼생활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나가고 있다. 호평과 입소문을 타고 꾸준한 시청률 상승을 이끌어 가고 있는 ‘동상이몽2’는 지난 20일 방송에서 10.1%를 기록하면서 그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매년마다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불타는 청춘’과 ‘백년손님’의 경우, 매주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 예능프로그램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위해 변화를 꾀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런닝맨’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4월 2.8%라는 충격적인 점수를 받은 ‘런닝맨’은 이후 멤버 변화를 통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솔직하고 과감한 움직임과 타고난 센스를 자랑하는 전소민은 빠르게 ‘런닝맨’에 녹아들면서 현재 재미의 재미와 시청률을 이어나가고 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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