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내년으로 예정된 대통령선거에 주요 야당들의 참여 자격을 박탈한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초자치단체장 투표에 참여한 뒤 연설을 통해 “오늘 선거에 참가하지 않고 보이콧을 촉구한 정당은 더 이상 (다른 선거에) 참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월 기초단체장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불참을 선언한 정의제일당·민중의지당·민주행동당 등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 3대 야당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선거 시스템은 완전히 믿을 수 있다”며 “3대 야당은 베네수엘라 정치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마두로 대통령은 주요 야당의 대선 불출마 조치에 대한 반발을 의식해 이번 조치가 국가 최고헌법기관인 제헌의회의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BBC는 “제헌의회의 절대다수가 마두로 정권에 충성하는 친여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며 “야권의 대권 출마 금지조치에 대해 정권 연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미 베네수엘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레오폴도 로페스와 엔리케 카프릴레스 등 야당 지도자 2명의 공직 출마를 금지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총 355개 도시의 시장을 선출하기 위한 기초단체장선거에는 주요 야당이 선거 불참을 선언해 집권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이 압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PSUV 소속 현직 시장은 242명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여권의 시장선거 승리는 내년에 치러질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마두로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차기 대선이 내년 12월에 치러질 예정이지만 정치상황에 따라 내년 3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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