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에 성공한 류현진(30)은 내년 시즌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선발 한자리를 확실히 꿰찰 수 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의 포스트시즌 탈락을 막지 못한 추신수(35)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비시즌의 하이라이트인 윈터미팅이 11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에서 시작됐다. 나흘간 이어지는 윈터미팅은 30개 전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 에이전트 등이 모두 모여 메이저리그 현안을 논의하고 자유계약선수(FA) 계약과 트레이드 등을 조율하는 자리. 특히 올해는 류현진, 추신수,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거취에도 변동이 생길 여지가 있어 국내 팬들의 관심 또한 치솟고 있다.
어깨와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거의 3년 만에 복귀, 올 시즌 5승9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한 류현진은 일단은 내년 다저스의 5선발로 꼽힌다. 그러나 다저스가 우승을 위해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 경우 류현진은 새 둥지에서 시즌을 맞을 수도 있다. 다저스는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위(104승58패)에 오르고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트로피를 넘겨줬다.
비시즌 ‘빅2’로 불렸던 홈런왕 장칼로 스탠턴(전 마이애미 말린스)과 투타 겸업의 오타니 쇼헤이(전 닛폰햄 파이터스)는 각각 뉴욕 양키스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상황. 이 둘이 윈터미팅 전에 일찌감치 계약을 마치면서 류현진의 트레이드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저스가 노릴 만한 매물은 여전히 많다. MLB.com에 따르면 다저스는 다르빗슈 유와 재계약하거나 아니면 그만한 선발 한 명을 영입하려 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의 특급 선발 제이크 아리에타도 영입 후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11일 외야수 JD 마르티네스, 1루수 에릭 호스머와 함께 아리에타의 이름을 거론했다. 현금이 오가는 트레이드를 꺼리는 다저스 내 분위기를 생각하면 류현진도 트레이드 카드로 예외일 리 없다.
2014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달러에 계약했던 추신수도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다. 지역 언론들은 시즌이 한창일 때부터 텍사스가 ‘고액 연봉자’ 추신수와 결별하고 리빌딩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멈추지 않았다. 시즌이 끝나자 이 같은 주장은 더욱 강도 높게 제기되고 있다. 추신수는 부상을 털고 올 시즌 149경기 타율 0.261, 22홈런, 78타점으로 꽤 활약했지만 팀의 기대치에는 여전히 모자란다는 게 냉정한 평가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ESPN은 세인트루이스가 FA 투수 루크 그레거슨을 영입했다는 소식을 11일 전하며 “세인트루이스에는 올 시즌 20세이브를 올린 오승환이 있지만 그는 만 34세인데다 평균자책점이 4.10이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을 뛰고 FA로 풀렸다. 데뷔 시즌은 19세이브에 평균자책점 1.92로 견고했지만 올 시즌은 피홈런이 지난해의 2배인 10개에 이르렀다.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트레이드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카드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그 선수를 그만큼 원하는 구단이 있다는 것”이라며 “선수들도 트레이드 루머를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 추세다. 가치를 인정해주는 구단에서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류현진·추신수도 트레이드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오승환의 경우 마무리 보직은 조금 어려울 수 있어도 셋업맨(마무리 바로 앞에 등판하는 투수)으로는 가치가 높다”며 “미국 잔류와 한국 유턴 사이에서 고민하는 김현수도 윈터미팅까지 지켜본 뒤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