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는 11일 전북도의회 지역 언론 간담회에서 “바른정당이 영남당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 7명인 수도권 정당”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반(反)자유한국당 노선을 분명히 했다는 차원에서 ‘반한국당 연대’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제가 결국 한국당과 합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은 터무니없는 오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을 적극적으로 엄호하며 양당통합 목표를 확실하게 드러낸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은 오는 14일 광주를 찾겠다던 계획을 바꿔 부산에서 행사를 열어 안 대표의 통합 행보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날 전북 전주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는 최근의 혼란상이 영향을 미친 듯 최고위원 6명 중 안 대표와 장진영 최고위원만 참석해 썰렁한 장면이 연출됐다. 또 이날 전북 김제에서 열린 청년·농업간담회 자리에도 정동영·조배숙·유성엽 의원 등 전북이 지역구인 중진의원들이 한일의원연맹 출장을 이유로 대거 불참했다.
호남계 중진들이 안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하며 ‘평화개혁연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선 상황이어서 이미 ‘분당 수순’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재신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당내에 그런 의견이 팽배해 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친안(친안철수)계인 장진영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전 당원 투표로 재신임과 통합 여부를 당원들에게 묻자”고 제안하며 역공을 펴기도 했다. 평화개혁연대는 통합 반대 입장인 초선 10명이 모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와 세를 합쳐 안 대표를 압박한다는 전략이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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