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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특별한 징크스...짝수번째 영화는 믿고 본다!?

세계적 찬사와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겐 재미있는 징크스가 하나 있다. 일명 ‘짝수 번째 작품의 법칙’으로 그의 짝수 번째 영화들인 <원더풀 라이프>,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등이 모두 세계 영화제 수상은 물론 흥행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자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짝수 번째 영화는 걸작이다. 믿고 볼만 하다’라는 이야기가 영화 팬들 사이에서 퍼지게 된 것.

[<아무도 모른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바닷마을 다이어리> 포스터]




실제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자신의 4번째 작품인 <아무도 모른다>로 칸 국제 영화제에 입성하는 영광을 얻었다. 1988년 도쿄에서 일어난 ‘스가모 어린이 방치 사건’을 소재로 한 이 영화는 일본을 넘어 전세계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줬고, 주연을 맡은 야기라 유야는 만 14살에 칸 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받는 기록을 세웠다. 6번째 작 <걸어도 걸어도>는 가족과 죽음, 그리고 삶이라는 영원한 난제를 고레에다 히로카즈만의 화법으로 그려낸 수작. 아베 히로시, 키키 키린, 테라지마 스스무 등 일본을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함께해 깊은 잔상을 남겼다. 8번째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따뜻한 가족애를 통해 ‘진정한 기적이란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임을 깨닫게 해줬다. 10번째 작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만난 세 자매와 이복동생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을 사계절의 아름다운 풍광 속에 담아내 국내에서 10만 관객을 모으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짝수 번째 법칙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2번째 영화이자 짝수 법칙에 해당하는 첫 번째 영화인 <원더풀 라이프>는 천국으로 가는 중간역 림보에서 7일 안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 하나를 골라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후세계에 관한 신선하고 따뜻한 상상력이 바탕이 된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단숨에 동서양의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으며 산세바스티안 국제 영화제 비평가협회상, 토리노 국제 영화제 최우수 각본상, 낭트 3국 국제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과 최우수 각본상,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미술상을 받기에 이른다. 또한, 미국 개봉 당시에는 일본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전국 200여 개관에서 무려 10개월간 상영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원더풀 라이프>는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답게 객관적이고 사실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만든 유일한 판타지 영화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그러나 그는 판타지 장르 안에서도 현실적인 공감대 형성을 위해 무려 500명에 달하는 일반인들을 사전인터뷰 했고 그중 10명이 실제 영화에도 출연하며 픽션과 다큐멘터리가 혼합된 고레에다 히로카즈만의 판타지를 탄생시켰다.



덕분에 관객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죽음이라는 아득한 주제를 자신의 이야기처럼 가깝게 느끼며 고민할 기회를 얻었고 그 오묘한 체험은 많은 이들에게 <원더풀 라이프>를 절대 잊을 수 없는 걸작, 인생 영화로 남게 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작품이 연이어 개봉하며 다시 화제로 떠오른 짝수 법칙과 그 시작이 된 작품 <원더풀 라이프>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설이 시작된 걸작 <원더풀 라이프>는 1월 4일 리마스터링 개봉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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