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국무장관은 이날 “미중 고위급 안보전략 대화가 열렸는데 북한 붕괴 시 대책이 주제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미 국무장관이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한 미중 간 구체적 논의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외교가에서는 최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 등 미국 군사지휘 수뇌부와 중국 인민해방군을 총괄하는 고위관계자 간에 관련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이날 세미나에서 중국이 북한에서 대량 난민이 발생하는 것을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이미 준비 행동을 하고 있다”며 “대량 난민의 위협이 관리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도 밝혔다.
이는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오는 것을 거부할 경우 북한에 대한 강력한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돌발 사태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공동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켜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은 북측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한 미국의 전향적 태도를 반기면서도 북한 급변 상황 논의에 대해서는 선을 그으며 파장의 수위를 조절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든 생각과 제안에 대해 환영한다”며 “(하지만 난민 발생, 미국의 핵무기 확보에 대해) 미국이 어떤 상황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