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여권의 적폐청산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한 일에 잘못이 없다. 당당하게 임하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청와대와 내각에서 함께 근무했던 인사들과 연말 모임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참석자들이 1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6일 함께 일했던 전직 장·차관들과 모임을 가진 데 이어 전날에는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던 수석·비서관들과 만찬회동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은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 “모두 국가정책에 관한 일인데 그것을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들이 어떻게 하든 우리가 당당하게 임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현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 정치보복식 ‘억지수사’라는 불만을 터뜨리는 가운데 이 전 대통령 본인도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전날 만찬에 참석한 한 인사는 “국민도 현 정부가 적폐청산 수사를 억지로 끌고 간다고 보고 있다. 지금 검찰이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면서 “어차피 무리한 수사이기 때문에 구속영장 기각 등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담담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 전 대통령의 생일잔치를 겸한 18일 연말 모임에 옛 ‘친이’(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총출동할 예정이어서 추가 메시지가 나올지 주목된다. 이 자리는 이 전 대통령이 매년 측근들과 여는 연례행사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적폐청산 수사가 사실상 자신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라 관심이 쏠린다. 이번 모임에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현역 국회의원은 물론 전직 국회의원과 MB 정부 청와대 비서진 및 각료 출신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의 생일은 12월 19일로, 이날은 ‘트리플 데이’라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때문에 하루 전인 18일 생일잔치 겸 모임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19일은 이 전 대통령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 대통령 당선 기념일 등 3개의 기념일이 겹쳐 측근들 사이에서는 ‘트리플 데이’로 불린다.
/장아람인턴기자 ram1014@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