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비하는 중대 법안에 관한 의회 표결에서 첫 패배를 맞았다. 여당인 보수당에서조차 반대표가 나와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나가는 메이 총리의 권위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영국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저녁 집권 보수당 도미니크 그리브 하원의원이 발의한 ‘EU 탈퇴법안’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09표, 반대 305표로 가결했다.
정부는 앞서 1972년 유럽공동체법을 폐기하며 EU 법규를 영국법규에 옮겨 담는 내용을 담은 EU 탈퇴법안을 제출했다. 그런데 브렉시트 협상 최종 합의안을 놓고 의회가 어떤 성격의 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가 논란이 됐다. 메이 총리는 최종 합의안에 대해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양자택일하는 표결’을 의회에 약속했지만, 의회는 ‘거수기’가 아니라 실질적인 영향력을 지닌 표결권 보장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그리브 의원은 의회가 탈퇴조건 이행을 가결한 경우에만 내각 각료들의 행정명령 권한 사용을 허용토록 제한하는 수정안을 제출했고, 의회는 이를 통과시켰다. 브렉시트 최종 합의안에 대해 의회가 개입을 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메이 정부가 막판에 일부 양보안을 내기도 했지만, 끝내 여당 반란세력의 결심을 되돌리지 못했다.
총리실은 “강력한 보증에도 불구하고 수정안이 가결돼 실망스럽다”면서도 수정안이 탈퇴 법규 준비를 막지는 못한다. 핵심적 목적들의 이행을 확실히 하기 위해 법안에 수정이 필요한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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