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첫 100만 관객을 돌파한 지 10년만의 일이며 <캣츠> 자체적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 한지 8년 10개월만의 기록이다.
지난 2007년 3월 <명성황후>가 100만 관객을 처음으로 돌파한 후, 약 10년 만의 기록이며, <캣츠> 자체적으로는 2009년 2월 100만 돌파한 이래 8년 10개월 만의 소식이다.
1981년 웨스트 엔드, 1982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되어 30여 개국 3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공연되며 관람객이 전세계 8,000만 명이 넘는 <캣츠>는 현재도 세계 여러 도시에서 공연 중에 있다. 국내에는 1994년 정식 무대였던 투어 공연 이후, 2003년부터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회사인 RUG와 정식 계약을 체결, 한국에서 프로덕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8차례의 프로덕션이 운영 되었으며, 서울은 총 10차례 공연(본공연 8회, 앙코르 2회), 지방은 총 22개 도시에서 총 1,450회 공연을 이어왔다. 3~4년마다 꾸준히 공연되며 변함없는 관객의 사랑을 받아온 <캣츠>는 근 20여 년간 공연되며 한국 뮤지컬의 역사의 궤를 같이 하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인구 25명 당 1명, 8가구 당 1명 꼴로 <캣츠>를 관람한 셈으로, 세계 Big4 뮤지컬 중 가장 많이 공연되면서 단 한번의 실패도 없었던 이례적인 성공신화로 꼽힌다.
<캣츠> 200만 돌파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첫째, 지방 시장의 뮤지컬 토양을 만들어 왔다. 2000년대 초반, 뮤지컬 시장이 존재하지 않았던 국내에 다양한 뮤지컬 관객을 양산해 왔는데 특히 지방의 뮤지컬 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22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전국의 관객을 찾아갔던 <캣츠>의 200만 관객을 분석해 보면, 서울과 지방관객이 약 6:4 비율을 점유한다. 지방공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비율로, 한국 뮤지컬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지방 시장의 확산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본 지방 수치는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리지널 프로덕션으로는 처음으로 전국투어를 시도, 당시 ‘뮤지컬의 불모지’였던 지방에 뮤지컬 시장의 토양을 만든 것. 세계 Big4 뮤지컬로는 최초이자 오리지널 프로덕션 퀄리티를 그대로 지방에서 구현하며 지방관객들의 절대적인 호응을 얻으며 대성공을 거뒀다. 총 9개월에 걸친 지방공연을 통해 2~3배 이상에 이르는 지방 시장을 확대 시켰다. 당시 대구 공연은 공연전 사실상 전석매진 되는 최초의 사례를 만들기도 했다. 지방 공연의 최다 관객 도시는 전 시즌마다 공연된 도시인 ‘대구’로 지방 전체에서 약 30%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부산이 약 26% 차지했다. 최다 공연도시는 ‘부산’으로 175회 공연되었다. 대구와 부산, 대전, 광주가 총 68% 점유로 <캣츠>를 통해 본 지방 Big4 도시로 나타났다.
둘째, 관객층 확산과 신규 관객 양산이다. 2030 세대에 편중된 국내 뮤지컬 시장에서 40대 이상의 관객층까지 주소비층으로 부각시키며 다양한 관객층을 확산시켰다. 20대, 30대, 40대 이상 관객층이 각 30%에 해당하는 고른 분포를 보이고, 여성과 남성의 비율 역시 55%:45% 선으로 전세대를 아우르고 있다. 무엇보다 진입 장벽이 높은 뮤지컬 분야에서 ‘생애 첫 뮤지컬 관람객’을 다수 양산해 온 점은 <캣츠>의 가장 큰 미덕이라 하겠다. 24년간 공연되며 생애 첫 뮤지컬 관객이 핵심 관람층으로 성장하거나, 첫 관람객이 사회인이나 주부가 되어 다시 공연장을 찾거나, 자녀와 부모와 함께 관람하는 등 세대를 잇는 관람객을 양산해 오고 있다.
이는 작품이 갖는 내적인 매력과 이러한 매력을 매 프로덕션마다 최상의 퀄리티를 유지하며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여 왔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어른은 어른대로, 아이들은 아이대로 각 세대별로 <캣츠>에서 받는 매력을 달리하는데, 화려한 볼거리와 주옥 같은 음악, 아름다운 군무, 인간의 삶을 각양각색의 고양이로 빗대 담아낸 철학적인 메시지 등 8세에서 80세까지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
셋째, 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바라보면 킬러 콘텐츠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콘텐츠 산업에서 킬러콘텐츠의 등장은 시장을 확대시키는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화 1,000만 관객, 도서 100만부, 유투브 1억뷰 등 분야별 마의 숫자를 기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뮤지컬 200만 관객을 경제적 수치로 대입해 보면 숫자가 갖는 의미가 더 쉽게 다가온다. 도서 산업과 비교해 보면, 국내에서 최다 판매된 문학도서인 「해리포터」누적 매출과 비견된다. 총 1,453만부(전 7부, 2017년 5월 출판사 발표기준)가 판매됐는데 평균 도서정가 14,929원(2016 한국 출판연감) 기준 약 2,100억원으로, 대형 뮤지컬 평균 티켓가격 10만원으로 환산 시 뮤지컬 200만 관객 매출에 가깝다고 하겠다.
영화 산업에서는 대히트 숫자로 1,000만 관객 영화를 말하는데, 영화 평균 티켓가 8,032원(2016년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환산하면 뮤지컬 200만 관객은 총 2,490만 장의 영화 티켓 가치로 비교할 수 있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 국내 역대 최다관객 1위 <아바타>(1,300만), 2위 <어벤져스2>(1,000만)을 합한 수치와 맞먹는다. 국민간식 ‘초코파이’ 판매량과 비교하면, 11억개(낱개 기준) 판매한 매출 수준으로 초코파이를 일렬로 세웠을 때 지구 두 바퀴를 도는 규모라고 하겠다.
<캣츠> 200만 관객은 티켓의 매출적 측면 외에도 수많은 인력 고용창출과 음반, 도서, 프로그램북 및 다양한 머천다이징 상품 등 한 작품을 통해 발생한 시너지 효과를 감안하면 그 가치가 훨씬 커진다.
첫 200만 관객 돌파로 2017년 대미를 장식한 뮤지컬 <캣츠> 내한공연은 12월 15일 부터 대구에서 공연 예정이며,창원, 의정부 공연을 마친 후 1월 28일부터 2월 1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마지막 3주 간의 앙코르 공연을 올린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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