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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오를텐데..임대등록 '8년 稅혜택'보다 타이밍 맞춰 팔면 더 이익"

■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방안에 시큰둥한 시장





“임대사업자 등록, 왜 하냐는 반응입니다. 지금까지 해본 적도 없던 데다 8년 동안 사실상 재산이 묶이게 되는 건데 부담이 크다는 게 이유죠. 게다가 앞으로 서울은 더 오를 거라는 확신에 가까운 생각들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정부가 세 부담을 늘린다고 해도 집 팔아서 남는 이익이 더 크다는 생각입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H공인 대표)

정부가 다주택자들에게 건강보험료·소득세 경감 등의 혜택을 제공해 임대사업자 등록을 유도하는 방안을 꺼내놓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8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는 것이다. ‘임대사업자 등록을 거부할 거면 가진 집을 정리하라’는 정부 메시지도 시장에서 먹혀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선 우세하게 나온다.

14일 부동산 시장에서는 12·13 부동산 대책에 따른 각자의 수익 구조를 파악하며 분주한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유도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을 거라는 부정적인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었다. 서울 양천구 목동의 A공인 대표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는 정부 대책에 대해 대부분 둔감한 반응”이라면서 “경험상 계속 버텨보니 집값이 더 오른다는 생각이 많다”고 전했다. 임대사업자로 제공하는 세제 혜택을 누리기보다는 세금 부담을 짊어지더라도 추후 집값 상승에 따른 차익이 더 크다는 계산이 많다는 설명이다.

정부 대책에 둔감..‘계속 버텨보니 집값 올라’ 인식 확산

2주택자, 한채 전세 놓으면 임대등록 안해도 불이익 없어

갈피 못잡던 ‘3주택 이상’은 稅 혜택 적지않아 적극 검토





다주택자 중 대다수인 2주택자가 가진 집을 ‘전세’로 놓을 경우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불이익이 없다는 것도 임대사업자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이유다. 통계청 주택소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197만명이며 이 가운데 79%인 156만명이 2주택자다.

특히 임대사업자에게 여러 제한이 따라오는 점은 임대사업자 등록에 큰 걸림돌로 꼽힌다. 임대료 상승 제한뿐만 아니라 특히 약 8년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따라온다는 것은 다주택자들을 주춤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라는 반응이다. 서초구 방배동의 길병순(서경 부동산펠로) 삼호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8년간 재산이 묶여 있는 것”이라면서 “약 10년 뒤 국내 주택시장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힘든데 어떻게 무턱대고 등록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풀려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정부의 예상이 안 먹힐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 대책이 나와도 사람들은 꼼짝도 안 한다”면서 “정부가 너무 많은 대책을 쏟아내다 보니 시장에서는 오히려 내성이 생겨 가격을 올리며 매물을 걷어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박춘석(서경 부동산펠로) 우성공인중개 이사도 “집주인들이 이제 하루에 5,000만원씩 올리는 것은 예삿일”이라면서 “가진 주택을 정리하라고 하자 외곽 지역의 것을 정리하고 서울 강남권으로 진입하려는 수요가 많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전했다.

다만 3주택 이상인 경우 임대사업자 등록을 적극 검토하는 반응도 과거보다 많아졌다는 설명도 있었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세무팀장은 “갈피를 잡지 못했던 다주택자들이 어제로 선택지를 받아들게 된 셈”이라면서 “3채 이상 가진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세제 혜택이 적지 않아 임대사업자 등록을 많이 생각한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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