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마이클 앤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북한의 근본적인 행동 개선 없이는 북한과 어떠한 대화도 없을 것이라며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고려하더라도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전날 저녁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틸러슨 장관도 15일 참석 예정인 북한과 핵확산방지를 주제로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장관급 회의에서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틸러슨 장관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가만히 두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물론 국무부까지 나서 틸러슨 장관의 전날 발언에 대해 해명한 것은 발언이 미칠 파장을 경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틀랜틱 카운슬 등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전제조건 없이 기꺼이 북한과 첫 만남을 하겠다”고 한 발언이 자칫 대북 강경책을 유지해온 트럼프 행정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인상을 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북한과 안보 동맹국들을 향한 틸러슨 장관과 백악관의 상반된 메시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고질적 문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중국을 방문한 틸러슨 장관이 북한과의 대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공개하자 트위터를 통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일갈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틸러슨 장관은 내년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아 이뤄질 개각에서 교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한편 최근 북한을 방문한 제프리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북한은 지금 대화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펠트먼 차장이 북핵 협상 가능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으며 김정은 정권은 핵 억지 능력을 확보할 때까지 핵 개발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펠트먼 차장은 ‘대북 대화의 틀’을 만들려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구상에 따라 지난 5~9일 평양을 방문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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