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4일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대북 대화와 관련해 “대화를 위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일본 방문 중인 홍준표 한국당 대표와 만난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은 집념을 갖고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세계가 중시하고 일본과 한국이 협력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아베 총리 면담 직후 기자 브리핑에서 “아베 총리가 ‘가정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미국의 강한 의지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아베 총리가) ‘일본 상공에서라도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했으면 좋겠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하고 있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아베 총리가 양국 공군이 일본 상공에서 군사훈련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이어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어떤 이유로도 북핵은 용인하지 않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얹어놓았다는 모든 옵션을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가) ‘문재인 정부에도 8억엔 규모의 인도적 지원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알현하러 가는 날 우리는 한미일 자유주의 핵 동맹을 맺어 북중러 사회주의 핵 동맹에 대항하자는 취지로 일본에 왔다”며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견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에 대해 “일본 정치인들은 직설적인 대답을 거의 하지 않는데 아베 총리는 비교적 솔직하게 자기 속내를 드러냈다고 본다”며 “아베 정부가 북핵 문제에 관해 한국당과 동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아베 총리는 홍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위안부 문제와 국회 내 강제징용 노무자 기념상 설치 문제를 먼저 거론하며 한국 의원들에게 잘 설명하고 이야기해달라고 당부했지만 홍 대표는 이에 대해 “북핵 문제가 희석될 수 있는 만큼 그 문제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평창 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일본 선수단은 참가하지만, 국회 예산안 심의가 있어 참석할지 안 할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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