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안보능력을 도모하며 ‘유럽군(軍) 창설’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셈이다.
EU는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영국과 덴마크, 몰타를 제외한 25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PESCO 출범 행사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반세기 이상 동안 추진해온 ‘EU 군사공동체’의 꿈이 현실이 됐다”며 “PESCO는 유럽방위를 구축하려는 우리 의지에 대한 실용적인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EU의 독자적인 안보능력 구축을 위한 시도는 계속돼 왔지만 번번이 무산돼왔다. 하지만 지난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무력개입 및 크림반도 강제병합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나토와의 관계 재설정 움직임, 영국의 EU 탈퇴 등이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했다.
PESCO는 공동 무기 연구개발 및 구매, 의료부대 창설, 훈련센터 설립 등 17개 사업을 추진하면서 EU회원국간 안보·국방협력을 강화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PESCO를 통해 EU가 독자적인 안보능력 구축에 나서면 역할이 겹치는 나토의 위상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투스크 의장은 “유럽의 강력한 방위 능력은 자연적으로 나토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토는 PESCO의 출범을 환영하면서도 나토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EU 28개 회원국 가운데 나토에 참여하고 있는 국가는 영국을 포함해 모두 22개국에 달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EU에 좋은 것은 유럽과 나토에도 좋은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유럽 방어를 강화하는 이 같은 이니셔티브를 환영한다”면서도 “EU와 나토가 한 회원국에 서로 충돌되는 요구를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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