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허위제보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이 15일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았다.
박 전 최고위원은 당원권 정지와 최고위원직 박탈이라는 당 징계가 부당하다며 반발해왔지만 안철수 대표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결국 자진 사퇴했다. 그는 안 대표가 영입한 인물로 친안철수계로 꼽힌다.
그러나 박 전 최고위원이 추가 폭로 예고와 ‘호남계 기획설’을 주장하면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혀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내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비상징계를 원하지 않지만 조기에 사태를 매듭짓고자 하는 안 대표의 뜻을 충분히 이해해 스스로 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최고위원은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과 통합을 막아보려는 소위 호남 중진들의 행동이 도를 넘더니 이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구태정치의 전형적인 범죄행위까지 저지르고 있다”며 음모론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을 음해했다는 말도 되지 않는 음해도 억울한데 피해자인 저를 징계한다니 어이없어 말을 잇지 못할 지경”이라며 자신의 결백함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통합 반대파인 호남계 DJ 측근을 겨냥하며 “저는 2003년 대북송금 특검수사 진행 과정에서 정몽헌 당시 현대 회장을 만나 ‘대북송금과 별도로 당시 권력 실세들로부터 별도 자금지원 요청을 받았고 이를 제공했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예정대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위원회를 열고 박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했으나 안건을 각하하고 당기윤리심판원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이행자 대변인은 당무위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무위에서는 안 대표가 당기윤리심판원에 이 사안을 징계해줄 것을 제소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해 ‘비상징계’가 성립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날 박 전 최고위원이 자진 사퇴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중로 의원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건 상정을 두고 잡음이 일었다. 김 의원의 최고위원 임명을 반대하는 일부 최고위원들은 안 대표가 사전에 협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지명 철회를 요청했다. 이에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안건은 오는 18일 최고위에서 다시 의결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친안계로 꼽힌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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