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은 17일 서청원·유기준 등 현역 의원과 권영세·김희정 등 친박 실세로 불렸던 인사들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다. 당협위원장 자격 미달 명단에 친박 인사 상당수가 포함돼 ‘친박 청산’이란 홍준표 대표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과 이용구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당무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 결과 서청원(경기 화성갑)·유기준(부산 서동)·배덕광(부산 해운대을)·엄용수(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현역 의원 4명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했다. 또 원외위원장 58명도 교체하기로 했다.
이 위원장은 “전체 214명 중 62명을 교체 권고 대상자로 확정했다”면서 “교체 대상자는 면했지만 현역 의원인 경우 60점에 미달하는 사람이 16명”이라며 “개별 통보해 개선의 여지를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당 최고위원회는 당무감사위원회 권고대로 당무감사 커트라인을 50~55점으로 정한 바 있다. 현역 의원의 경우 일괄 55점을 적용, 원외 당협위원장은 한국당의 지지율이 높은 1권역(영남·서울 강남 3구·경기 성남분당)은 55점 2권역(1권역 및 호남 제외 전 지역)은 50점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교체 대상으로 선정된 62명 가운데 친박계 인사들 이름이 상당수 올라 관심이 쏠린다.
‘출당 권고’ 징계를 받은 서 의원이 이번 교체 명단에 포함돼 주목된다. 서 의원은 최근 홍 대표와 ‘고(故) 성완종 리스트 사건’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며 감정싸움을 벌인 바 있다. 서 의원과 함께 친박 핵심인 유 의원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던 권영세 전 주중대사(서울 영등포을)와 박근혜 정부에서 여성부 장관을 지낸 김희정 전 장관(부산 연제)도 커트라인을 넘지 못해 교체 대상이 됐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호인단에서 활동한 손범규 변호사(경기 고양갑)와 친박계 인사로 19대 의원을 지낸 전하진 전 의원(경기 성남분당), 박 전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미디어본부장을 역임한 박창식 전 의원(경기 구리)도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놓게 됐다.
친박계는 아니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해 온 류여해 최고위원(서울 서초갑)도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최고위원 가운데 부적격 판정을 받은 건 류 최고위원이 유일하다.
바른정당을 탈당한 복당파 의원들의 지역구 7곳도 교체 대상에 올랐다. 신임 원내대표가 된 김성태(서울 강서을)·정양석(서울 강북갑)·이진복(부산 동래)·강길부(울산 울주)·김영우·(경기 포천가평)·홍철호(경기 김포을)·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 등이다. 이혜훈(서울 서초갑)·이학재(인천 서갑)·유의동(경기 평택을) 의원 등 바른정당 의원들 지역구 3곳도 당협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해 공석이 됐다.
이밖에 친김무성계로 분류되는 박민식 전 의원(부산 북강서갑)과 김재철 전 MBC사장(경남 사천남해하동)·이만기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도 커트라인을 넘지 못했다.
/류호기자 r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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