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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극우 연정…유럽 우향우 부추기나

자유당, 12년 만에 정권 복귀

내무·외무·국방 실세부처 장악

31세 쿠르츠 최연소 총리 올라

反난민 등 우파 정책 속도낼 듯

세바스티안 쿠르츠(왼쪽) 국민당 대표와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체 자유당 대표가 16일(현지시간) 양당의 연립정부 조각 계획을 밝히고 있다. /비엔나=AP연합뉴스




오스트리아에서 중도 우파와 극우파 간 연립정부가 탄생하면서 유럽 전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나치 부역자들이 세운 자유당이 12년 만에 정권 복귀에 성공하면서 주춤했던 극우 바람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우파 국민당과 극우 자유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연정 구성에 합의하고 이튿날인 16일 연립정부 조각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10월15일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당과 자유당이 각각 1위·3위를 차지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새 정부는 18일 출범한다.

세바스티안 쿠르츠 국민당 대표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당과 자유당이 연립정부를 꾸린다는 내용의 180쪽짜리 합의문서를 발표했다.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도 양당의 연립정부 구성 방안을 승인했다. 쿠르츠 대표는 “법무부와 내무부를 각각 다른 정당에서 맡아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원칙이어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합의에 따라 예상대로 31세의 쿠르츠 대표가 세계 최연소 총리에 오르는 가운데 자유당이 12년 만에 내각에 복귀하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자유당은 2000년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한 뒤 2005년 국민당과 사민당이 대연정을 꾸릴 때까지 협력체제를 이어간 바 있다. 이번 합의로 관례에 따라 자유당의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체 대표가 부총리를 맡게 됐다. 극우 정당 출신이 정부를 구성하게 된 것은 서유럽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쿠르츠 대표가 반(反)난민 등 포퓰리즘적 우파 공약으로 인기 가도에 올랐던 것을 감안할 때 오스트리아의 ‘우향우’ 추세는 더욱 속도를 내게 됐다.



특히 쿠르츠 대표가 자유당의 요구 사항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자유당은 내각 실세 부처들을 대거 장악하게 됐다. 지난 총선에서 반난민 정책을 내걸었던 자유당은 치안을 담당하는 내무부와 외무부·국방부 등을 요구했고 실제 이들 부처가 자유당 몫이 됐다. 국민당은 금융·재정·법무부 장관직을 맡는다.

자유당은 난민 복지 혜택 축소, 유럽연합(EU) 난민 할당제 반대 등을 주장해온 쿠르츠 대표와 함께 반이민 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극우당이 새 정부에 진입하면서 오스트리아의 반이민 정책 수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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