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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도시어부②] 이덕화-이경규-마이크로닷의 완벽 삼각형(Ft.이태곤)

/사진=채널A




이덕화, 이경규, 마이크로닷. 3개월 전만 해도 생경하던 조합이 이제는 ‘꿀조합’으로 여겨진다. 그 조합이 그 조합이던 예능계에 신선한 물결을 만들어낸 것.

‘도시어부’는 자타공인 연예계를 대표하는 낚시꾼들이 자신들만의 황금어장으로 떠나 낚시를 하는 예능 프로그램. 55년 낚시 경력의 이덕화를 중심으로 이경규 30년, 마이크로닷 18년까지. 출연자들의 낚시 경력만 합해도 100년이 넘는다.

작위적인 설정이 최대한 배제되는 관찰예능의 특성상, 출연자들의 매력이 프로그램의 향방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 사람 모두 낚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즐긴다는 데서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 덕분에 나이와 경력의 차이는 의미 없어진 지 오래다.

든든하게 중심축을 지키는 것은 단연 최고 연장자인 이덕화다. ‘도시어부’ 연출을 담당하는 장시원 PD는 그를 두고 ‘대들보이자 아버지 같은 분’이라고 표현했다. 출연진과 제작진을 포함해 60명이나 되는 인원을 데리고 바다에 나가려면 전날부터 불안과 초조가 밀려오는데, 그때마다 이덕화가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된다고.

그런 이덕화가 때로는 허당의 면모를 보여준다는 것이 바로 반전 매력이다. 첫 출조지로 선택한 왕포에서 야심차게 ‘조기 200마리’를 외쳤다가 그만한 성과를 못 낸 이후로 무게감이 덜어지고 친근함이 더해졌다. 예상보다 조그마한 고기를 잡아 올렸을 때 입으로는 ‘창피하다’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에서는 귀여운 매력까지 엿보인다.

‘예능의 대부’ 이경규는 낚시 예능마저도 제패했다. 눈부신 활약으로 새롭게 얻은 별명도 화려하다. 무려 ‘용왕의 아들’에 ‘규든 램지’다. 입질이 오지 않을 때마다 바다 속 용왕을 일컬어 아버지라고 부르며 깨알같이 콩트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잡은 고기로 식사할 때는 어디선가 비법 레시피를 꺼내서 그럴듯한 요리를 완성한다.

장 PD는 이경규를 두고 “가끔 천재라는 생각이 들어 소름 끼칠 때도 있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이경규는 단순히 출연자의 마인드로만 임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 중에도 순간순간 제작진의 입장에서 프로그램을 생각하고 아이템을 고안한다. 고기가 없을 때도 끊임없이 혼잣말하며 분량을 만들어내고, 특유의 입담과 ‘버럭’으로 상황적 재미를 추가한다.

25세로 막내인 마이크로닷은 66세인 이덕화와 40살이 넘게 차이가 난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조합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이덕화의 너그러움과 마이크로닷의 순수함이 적절하게 조화됐기 때문. 이경규가 “나만 안 잡힌다”고 할 때 “그러니까 포인트인 거다”라고 받아치거나, 이덕화에게 “헛소리하지 마십시오”라고 할 수 있을 20대가 어디 흔할까.

/사진=채널A




장 PD는 “어떤 연예인이 와도 이덕화와 이경규 앞에서 그러기 쉽지 않다. 마이크로닷의 순수한 매력에 두 분도 빠지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칫하면 버릇없어 보인다고 지적받기 쉬운 부분도 마이크로닷은 밉지 않게, 적절한 선을 지킨다. 또 낚시에 대한 열정만큼은 두 ‘형님’들 못지않아서 언제나 팔팔하게 촬영에 임하니 예뻐하지 않을 수 없다.

이처럼 세 사람은 완벽한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출연자 어느 쪽으로도 중심이 기울지 않게 각자가 맡은 역할을 훌륭히 한다. 낚시뿐만 아니라 ‘먹방’에서도 이 환상적인 호흡은 빛난다. 이경규가 미리 요리책을 보고 공부해서 메뉴를 정해오면 마이크로닷은 야무진 칼질로 고기를 손질하고, 그 옆에서 이덕화가 마이크로닷의 보조를 한다. 흐뭇한 그림이다.

‘도시어부’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3회부터 등장한 이태곤을 시작으로 배우 홍수현과 한은정, 낚시명인 박진철 프로까지 게스트 활용도 적절하게 하고 있다. 다음 주 방송에 예고된 게스트는 신화의 이민우로, 도시어부들과 완도에서 대어 낚기에 도전한다.

장 PD는 게스트 섭외 시 가장 고려하는 점으로 “낚시를 잘하고 말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열심히 할 수 있는가를 중요하게 본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는 이유는 고기를 많이 잡지 못해도 모두가 열심히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그의 말처럼 지금까지 출연한 게스트들은 고정 출연자만큼이나 열정을 갖고 낚시에 임했고, 그만큼의 뿌듯함을 안고 돌아갔다.

물론 지금까지 게스트 중 단연 눈에 띄는 이는 이태곤이다. 이태곤은 첫 출연에서 50cm가 넘는 참돔을 잡아 황금배지를 획득했고, 자연스럽게 다음 회에서 도시어부들을 이끌고 거제로 갔다. 뿐만 아니라 박진철 프로가 동행한 통영 편에서는 부시리를 낚시하는데 어떻게 자기가 빠지냐며 자진해서 오기도.

프로그램에 열정적으로 임하는 만큼 출연자들과의 케미도 가장 빛났다. 이태곤은 ‘도시어부’가 방송되기도 전,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해 이경규와 이덕화를 디스한 전적이 있다. 이에 이경규가 제작발표회에서 도전장을 던졌고 이후로도 두 사람은 계속 앙숙 케미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태곤은 어느새 ‘카바레 낚시’의 대명사가 됐다.

이태곤뿐만 아니라 박진철 프로도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처음에는 출연자들과 비교해 월등한 낚시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냈으나 최근 방송에서는 이경규와 주꾸미 낚시로 동병상련을 느끼기도 했다. 출연자와 제작진은 물론 게스트들까지 ‘도시어부화’ 돼가는 모습. 그래, 이렇게 다들 ‘도시어부’에 스며드는 거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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