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때 사고를 당해 척수장애를 앓게 된 최모(23)씨는 취업을 하기 위해 올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80여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이 가운데 면접을 보러 오라는 회사는 3곳이었고, 중증장애인인 최씨의 상태를 본 회사들은 모두 그를 뽑지 않아 현재도 취업을 준비하고 있지만 낙심하지 않는다. 최씨는 “장애인의 취업 기회가 부족하긴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취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주변에 있는데 저 역시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자립의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 취업이 여전히 힘든 가운데 특히 중증장애인에 대한 좁은 취업문을 넓히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사업이 장애인 자립을 돕는 사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중증장애인이란 장애등급 1~2급과 3급 중 뇌병변·시각·자폐·정신·심장·호흡기·뇌전증장애인 및 팔에 장애가 있는 지체장애인을 말한다.
서울시는 2002년부터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현재 43개의 ‘중증장애인 자립생활(IL)지원센터’를 지원하고 있다. 18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굳잡자립생활센터에서 만난 뇌병변장애인 김준희(26)씨는 “서울시를 통해 9개월 전 이 곳에 취업했는데 여기에 오기 전 입사지원서를 100곳 가량 넣었다”며 “절망만 할 게 아니라 기관들의 정보와 지원내용을 잘 활용하면 취업난을 돌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원하는 중증장애인 지원센터 중 하나인 굳잡자립생활센터는 취업 의지가 있는 18세 이상 장애인을 대상으로 직업·취업상담과 관련 기술 교육 등을 하고 있다. 또 장애인 개인위생 관리와 거주지 청소, 등·하교 및 출·퇴근 등을 동행하는 서비스를 해준다. 아울러 서울시복지재단 지원을 받아 장애인 거주지를 지원하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 사업도 하고 있다.
굳잡자립생활센터에서는 특히 장애인 자립을 위해 취업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장애유형별 근로지원을 위해 지체 및 뇌병변, 시각, 청각 및 언어 장애로 분류해 이에 해당하는 장애인에게 맞춤형 취업 관련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증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사업비로 올해 75억4,000만원을 집행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 관련 사회복지법인과 비영리법인, 비영리민간단체 등을 지원하고 있다. 김재익 굳잡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정부나 지자체 등이 지원하는 장애인 자립 프로그램과 정보 등을 잘 활용해 스스로 자립 의지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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