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1조5,000억 달러(약 1,630조원) 감세를 골자로 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제개편 법안이 19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을 통과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찬성 227표 대 반대 203표로 세제개편안을 처리, 상원으로 넘겼다. 이날 중으로 상원에서도 통과되면 31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감세 조치가 현실화된다.
세제개편안은 현행 최고 35%인 법인세율을 21%로 낮추고, 개인소득세 최고 세율을 39.6%에서 37%로 내리는 내용을 담았다. 중산층 감세 조치도 여럿 포함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업들의 세(稅) 경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감세안의 수혜는 글로벌 대기업들에게 돌아갈 전망이다. 법인세 인하와 AMT 폐지 모두 고스란히 기업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 감세안 처리를 전후로 미국 뉴욕증시가 초강세를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상속세 개편은 부유층들에게 최대 호재다. 애초 상속세를 없애자는 주장도 나왔지만, 일단 공제기준을 대폭 높이는 선에서 정리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사모펀드 매니저,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당장 세무 일거리가 늘어나게 되는 회계사와 변호사 등도 수혜를 보게 된다”면서 “누구보다 승자는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인플레이션 산정 방식이 바뀌면서 저소득층의 소득세 공제 한도는 오히려 줄어들게 된다고 NYT는 분석했다. 재정적자를 메우는 과정에서 ‘65세 이상’에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인 메디케어와 저소득층 대상 의료서비스인 메디케이드 지출도 삭감될 가능성이 크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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