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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단체 그들만의 회계장부 <하>교회재정] 10원까지 공개하니 신도 늘어..."밝혀서 얻는 이익 더 크다"

■재정 투명화 교회 보니

높은뜻하늘교회, 외부감사 받고 목사에 퇴직연금

높은뜻푸른교회, 회계 공개·현금집행관행 개선

"재정 투명화, 교회 신뢰도 높이는 선순환 효과"





경기도 용인시 동백에 자리한 높은뜻하늘교회는 담임목사·부목사 등 목회자와 전도사의 급여·보수 항목을 교인들에게 상세히 공개한다. 기본급은 물론 사택지원비·운전지원금·식비 등 목회자의 항목별 월수령액을 정리해 출력한 뒤 교회 행정사무실에 비치하고 교인 누구나 열람하도록 했다. 이 교회는 또 은퇴 목사에게 전별금도 지급하지 않는다. 대신 일반 기업체 직원들처럼 목회자들도 근로소득세를 납부하고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에 가입하도록 했다. 목사가 은퇴하더라도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생활할 뿐 교회에서 별도의 보조를 해주지는 않도록 제도화해놓은 것이다. 높은뜻하늘교회는 지난 2014년부터 외부회계법인으로부터 회계감사도 받고 있다. 외감기관인 삼화회계법인은 지난해 이 교회의 수입지출 결산서와 관련해 “교회의 정관과 일반적으로 인정된 단식부기 회계처리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표시하고 있다”고 감사의견을 내놓았다. 재정 투명성을 강화하면서 신도들의 신뢰도가 높아졌고 교회 신도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한용 높은뜻하늘교회 담임목사는 “주식시장에서도 정직하고 깨끗한 회사에 투자자가 몰리지 않냐”며 “교회가 감춰서 얻는 이익보다는 밝혀서 얻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해 재정공개를 하고 외부감사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100주년기념교회, 홈피에 10원 단위까지 재정공개=서울 마포구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는 대형 교회로는 드물게 교회 재정을 외부인에게까지 공개한다. 이 교회의 지난해 수입은 107억원이고 지출은 84억원이다. 매월 온라인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결산보고서에는 교역자 식사, 사무실 간식, 도서구입비 등 항목별로 10원 단위까지 꼼꼼히 정리돼 있다. 외부감사는 받고 있지 않지만 교회 내부 감사팀장을 포함해 8인의 감사가 모두 공인회계사 등 관련 전문직 종사자다. 감사팀은 교역자와 분리돼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으며 교회 비용 집행시 해당 봉사부서 팀장, 사무장, 재정팀장의 결재를 받게 해 3중 차단장치를 설정해놓았다. 일반 기업과 동일하게 재무상태표·운영결과표·현금흐름표를 작성해 공개하고 있으며 교역자 주택자금대출 등 목돈에 대해서는 1%의 충당금도 적립해놓고 있다. 2005년 교회 설립 당시부터 교회 살림살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다른 교회들이 재정 투명화와 관련한 상담을 해오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도 재정 분쟁이 발생했던 한 대형 교회에서 재정 투명화 관련 노하우를 알려달라고 요청해 해당 교회의 안정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윤병환 100주년기념교회 사무장은 “회계에 그늘진 곳이 있으면 사람들이 의심을 하게 되는데 집행 내역을 상세히 공개하니 교인들이 더 물어보지도 않는다”며 “내부 교인보다는 오히려 다른 교회에서 재정 투명화 관련 컨설팅을 받겠다는 이유에서 문의가 더 많이 온다”고 설명했다.

◇높은뜻푸른교회, 현금집행관행 사라져=서울 서초구 높은뜻푸른교회도 온라인을 통해 교회 재정을 외부인에게까지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교회의 순자산은 17억6,900만원이고 총수익은 48억여원이다. 이 교회는 건축비를 아끼기 위해 교회 건물을 별도로 짓지 않고 인근 학교 강당에서 주일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학교에 지급하는 발전기금까지 모두 공개하고 있다. 또 2011년부터 외부회계감사도 받고 있다. 외부회계감사를 받으면서 종교계의 고질적인 회계 관행도 대다수 개선했다. 우선 단식부기를 복식부기로 전환해 미수금 등 신용거래에 대한 회계 부정확성을 낮췄다. 또 비용 처리에 대한 교회 내부의 회계원칙을 명확히 했다. 과거에는 상인들이 현금 거래시 할인해준다는 이유에서 교회 비품을 현금으로 구매한 뒤 별도의 증빙 없이 회계장부에 기입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외부감사를 받으면서 이러한 현금집행 관행이 사라졌다. 물품 구매시 카드 영수증 혹은 현금영수증을 납부하도록 해 부정의 소지를 줄였다. 간이영수증도 3만원 미만만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을 엄격히 손봤다. 조국현 높은뜻푸른교회 사무장은 “신도들이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의견을 내놓았고 교회에서 그 점을 받아들였다”며 “현재 복식부기와 외부회계감사 등 회계부정과 자금누락을 막을 수 있는 여러 장치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어 교인들의 재정 신뢰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교회 재정 투명성, 신뢰도·교인 늘어나는 선순환 효과 보여=이같이 재정 투명성을 높인 교회들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다. 우선 교회 내부에서 회계처리 기준을 명확히 마련해 놓았고 내부통제 장치를 고안해놓은 것이다. 또 외부감사 혹은 이에 준하는 장치를 통해 집행 내역에 대해 한 번 더 객관적인 검증을 받는 절차를 마련해놓았다.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는 “교회의 재정 투명화는 교회 내부 구성원이 만족하는 수준에 그치면 안 되고 제3자가 들여다봐도 ‘문제가 없다’고 할 정도가 돼야 일정 수준에 다다른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내부의 회계기준이 마련돼야 하고 재무운영을 관리·감독하는 내부통제장치가 작동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의 재정 투명화는 교회에 여러 선순환 효과를 불러온다. 교회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신도가 늘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교회가 더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김광욱 100주년기념교회 전임목사는 “재정 투명화를 통해 신도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수치적으로 계산하긴 어렵지만 신도 가운데 일부는 다른 교회를 다니다 재정 투명성에 대해 실망을 느껴 우리 교회로 옮겨온 경우가 있다”며 “재정 투명성이 교회의 신뢰도를 높이는 측면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탐사기획팀=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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