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브라운관에서도 스크린에서도 자꾸 눈이 가는 배우가 있다. 얼굴도장을 찍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존재감이 벌써 꿈틀댄다. 최근 방영중인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와 흥행몰이 중인 영화 ‘강철비’에 모두 등장하는 원진아의 이야기다.
원진아는 ‘오늘영화’(2014) ‘퇴마:무녀굴’(2015) ‘섬, 사라진 사람들’(2015) ‘밀정’(2015) 등에서 영화계에서 단역을 거쳐 올라온 배우다. ‘캐치볼’(2015) ‘중고, 폴’(2016) ‘바이바이바이’(2016) ‘돈’(2017) 등에서 주조연을 맡아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그리며 내공을 다졌다.
그런 그가 처음으로 드라마에 출연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김진원 PD와 ‘비밀’ 유보라 작가가 의기투합한 신작 ‘그냥 사랑하는 사이’(이하 ‘그사이’)다.
‘그사이’는 인생을 뒤흔든 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멜로 드라마. 원진아는 깊은 상처를 숨긴 채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건축 모델러 문수 역을 맡았다.
앞서 숱한 영화에 출연했다고 하더라도, 드라마에 임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16부작짜리 드라마에서 긴 호흡을 이어가야 하는 것은 새로운 도전일 터. 게다가 첫 드라마 출연에 무려 주연이었다. 그가 가진 부담감도, 그를 보는 우려 섞인 시선도 당연했다.
김진원 PD는 원진아를 캐스팅한 이유로 “신인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가장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120명의 배우들과 오디션을 진행한 결과 그 중에서 원진아가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원진아가 가지고 있는 건강함, 선함이 김 PD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다.
이에 원진아는 “작가님이 잘 써주신 캐릭터를 다른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하는 것이 숙제”라며 드라마 첫 주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지난 11일 첫 방송된 ‘그사이’는 어느덧 4회까지 방송됐다. 베일을 벗은 원진아의 브라운관 연기는 합격점이었다. 극 중 인물이 안고 있는 트라우마를 과하지 않게 표현하면서 이를 상대 배우인 이준호와 함께 치유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에 시청자들의 호평도 잇따랐다. 수애를 닮은 듯한 청순하면서도 깨끗한 미모가 부담스럽지 않게 화면을 채웠고, 조금은 낮은 목소리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다른 배우와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분량을 맡으면서도 능숙하게 전개를 이끌고 있는 것.
‘그사이’로 멜로 연기를 선보인 원진아는 영화에선 또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지난 14일 개봉한 ‘강철비’에서 그는 북에서 남으로 내려와 사건에 휘말리는 개성공단 직원을 연기했다. 비록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정우성 등과 호흡을 맞추며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북한 사투리 연기를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며 극에 긴박감을 더했다.
2017년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활약한 원진아. 내년에는 영화 ‘돈’에서 뛰어난 능력에 완벽한 미모를 가진 홍일점 주식 브로커로 변신해 류준열, 유지태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앞으로 보여줄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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