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 항쟁의 기폭제가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둘러싼 실화를 다룬 한국영화 ‘1987’이 오는 27일 관객을 맞이합니다.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이 주연을 맡고 오달수, 김의성, 고창석, 조우진 등이 조연으로 출연합니다. 여기다 강동원과 여진구, 설경구가 특별출연을 한 ‘역대급 캐스팅’으로 관객들의 기대감이 큽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당시 사건의 실존인물들이 영화 곳곳에서 본명으로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박종철 군 사건을 은폐 지시한 박처원 내무부 치안본부 치안감과 진실이 묻힐 뻔한 상황을 막은 최환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 진실이 세상에 드러나는 데 큰 역할을 한 고(故) 윤상삼 동아일보 사회부 사건팀 기자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장준환 감독은 수천 장의 자료를 찾아 철저한 고증을 토대로 대본과 세트장을 만들었습니다.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80년대의 공기까지도 완벽하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악역을 맡은 배우 김윤석도 실존인물이 ‘거구’인 점에 착안해 이마 라인을 ‘M자형’으로 깎고 마우스피스를 끼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철저한 고증과 배우들의 노력이 더해서 탄생한 영화 ‘1987’은 이들 실존인물들 외에도 이름 모를 수많은 이들의 용기있는 결단과 선택이 있었기에 세상이 바뀔 수 있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모두가 뜨거웠던 그 해로부터 30년이 지났지만 그때도, 지금도 우리 국민은 참 위대했었다고 말입니다.
지난 긴 겨울 ‘촛불’로 견뎌 온 한국 관객들은 민주주의와 권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졌습니다. 영화 ‘1987’이 과연 ‘1,000만 관객’을 달성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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