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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종교단체,그들만의 회계장부]"교회 살림 왜 묻나"...질문 자체가 금기

<하>교회 재정

재정투명성 조사 요청에

교회 34곳 중 19곳 거절

"꼬투리만 잡는다" 반응 싸늘

재정운용 공공성 인식 없어







“당회에서 거절 처리됐다(분당우리교회).” “취재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온누리교회)” “재정상황이 외부로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회의에서 결론 내렸다(신촌성결교회).”

교회 재정투명성과 관련한 질의에 대한 교회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숭의교회(인천) 관계자는 “우리는 괜찮다”는 말만 남긴 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서울경제신문 탐사기획팀은 내년부터 실시되는 종교인 과세를 계기로 교회 재정투명성 조사를 위해 34개 대형교회와 지난 5일부터 19일까지 15일간 접촉했다. 34개 교회에 직접연락, e메일이나 팩스로 ‘교회 재정투명성 관련 취재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고 회신을 기다렸다. 공문에는 재정투명성과 관련된 8개 질문을 담았다. 34개 교회 선정기준은 지난 2014년 ‘교회재정건강성운동’에서 실시했던 ‘교회 결산서 자료제공 협조요청’ 조사를 참고했다. 당시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인지도가 있는 중대형교회 중 지역과 교단에 편중되지 않도록 내부추천을 통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투명성 조사 공문을 접한 교회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왜 이런 조사를 하느냐’는 응답이 상당수였다. 34개 조사 대상 교회 중 55.9%인 19개 교회가 답변을 거절했다. ‘교회 내부에서 투명하게 재정을 운영했으면 됐지 왜 외부에까지 밝혀야 하느냐’는 응답이 상당했다. 한신교회 김모 행정목사는 “내부적으로 아주 투명하다. 그런데 그것을 왜 외부적으로 공개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조사를 왜 하느냐. 의도가 뭐냐”는 반응도 있었다. 최근 개신교를 향한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또 꼬투리를 잡아서 교회를 비판하려는 것 아니냐’는 교회 관계자들의 분위기가 읽혀졌다.

그러나 거룩한빛광성교회 정성진 담임목사는 “교회의 건강성은 무엇보다 깨끗하고 투명한 재정운용에서 출발한다”며 “교회의 재정은 교회 공동체 일원인 어린아이까지도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대외적으로도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배 태성회계법인 회계사는 “교회는 헌금에 대한 기부금 공제 혜택과 각종 교회 운용자산에 대한 세금감면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재정운용의 공공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오경태 하나세무회계사무소 회계사는 “한국 교회에서 그동안 재정 사용에 대한 질문은 죄악시됐고 따라서 맹목적 믿음을 가진 교인들을 양산하게 됐음을 참회해야 한다”며 “공의로운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건설하기 위해 교회 재정투명성은 꼭 필요하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탐사기획팀=안의식·강동효기자 miracl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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