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되는 MBC ‘세상기록48’에서는 ‘대청호 오지마을 45년 부부의 겨울나기’ 편이 전파를 탄다.
▲ 대청호 오지 마을 지키는 노부부
충북 청주의 한 오지마을. 대청댐이 들어서고 수몰 지역이 된 이곳 산꼭대기에는 유일하게 마을을 지키는 부부가 살고 있다. 바로 김이웅(74), 김희순(66) 부부. 80년 대청호가 들어서면서 고향이 수몰된 후 부부는 산 위에 집을 지어 여태껏 살고 있다. 한때는 150가구 이상이 살았던 진사골.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는 이웃이 늘었고, 새로 이사 오는 주민이 없어지면서 10년 전부터 노부부만 마을을 지키고 있다. 오지에서 자급자족은 필수. 노부부는 1600평의 논밭을 손수 일구고 있다. 점점 농사일이 힘에 부치지만 부부는 마을을 떠날 생각이 없다. 다섯 자식을 낳고, 넷을 대학 보낼 수 있었던 성실한 삶의 터전을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것이다.
▲ 매일 다퉈도 언제나 내 편, 오지 부부가 사는 법
오지에 산다는 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 할머니는 장에 나설 때마다 새벽 5시에 일어난다. 첫차를 타고 가야 마지막 차를 타고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장에 갈 일 없는 할머니. 한 번 갈 때마다 사람 만나는 재미, 돈 쓰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큰마음 먹고 비상금을 털어 할아버지 내의를 산 할머니. 그런데 할아버지는 고맙다는 말 대신 쓸데없는 돈 썼다며 잔소리만 내뱉는다. 기껏 할아버지 생각해서 사왔는데 돌아오는 것 타박 뿐. 할머니는 못내 섭섭하다. 이 뿐일까. 힘쓰는 일도 할머니 몫, 밥 차리는 것도 할머니 몫. 40여 년 결혼 생활에 한 번씩 회의가 찾아온다. 그런데 할머니는 모르는 사실이 있다. 할머니가 잠든 사이, 할아버지가 할머니 모르게 귀엣말을 건네는데. 그날 밤, 할아버지는 무슨 말을 했을까?
▲ 할머니의 평생소원, 이룰 수 있을까?
결혼 45년 차. 중매로 처음 만나 동네 작은 교회에서 소박한 결혼식을 올린 부부. 가족들 먹여 살리 생각에 악착같이 아끼며 살았다. 그러다보니 바깥 구경 한 번 제대로 해본 적 없다. 할머니의 유일한 소원은 할아버지와 단둘이 여행을 가는 것. 그런데 한사코 여행 가는 걸 거부하는 할아버지. 자식까지 나서도 꿈쩍 않는 쇠고집이다. 할머니는 할아버지 고집을 꺾느니 소원을 포기하는 게 빠르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할머니를 데리고 집을 나서는 할아버지. 혹시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주는 걸까? ‘함께’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난 세월. 올 겨울. 부부는 마음속에만 품었던 진심을 전한다.
[사진=MBC ‘세상기록48’ 예고영상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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