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아궁이 기행’ 4부 ‘그리워라 하얀 겨울’ 편이 전파를 탄다.
▲ 드디어 때가 왔다
문 틈새로 찬바람이 들기 시작하면
예천 기곡리 사람들은 돼지머리 삶고 시루팥떡 준비하며
고사 지낼 준비를 서두른다
메주 할머니 앞에 고사 지내고 올해 첫 메주 빚는 작업에 돌입한 날.
여름내 묵혀뒀던 가마솥에 콩기름 발라 반들반들 준비하고
12개 아궁이에 일제히 장작불을 붙이는 할머니들.
불길이 활활 타오르면 하얀 연기 뭉게뭉게 피어나고
노란 메주콩 구수하게 익어 가면 가마솥도 허연 김을 쉴 새 없이 내뿜는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장작불 겨우내 꺼지지 않는 마을은
가마솥마다 피는 모락모락 연기에 다시 또 하이얀 겨울을 보낸다.
▲ 눈보라 쏟아지는 겨울밤 불 잔뜩 집어넣은 아랫목에 누워
목화솜 이불 한 장 덮고 누워있자면 세상 어느 것이 부러울까.
아직도 초가지붕 머리에 이고
옛 아궁이에 불 때며 사는 안동 하회마을 류복순씨 부부.
모두가 일손 놓은 한가로운 겨울에도
눈송이처럼 내려앉은 새하얀 목화솜 따며 이불 짓느라 바쁜 류복순씨에겐
여동생만큼 든든한 이가 또 없다.
아궁이 잿불에 명태 굽다 보면 불 때우다 머리카락 태웠던
어린 시절 기억이 새록새록하고 나란히 목화솜 이불 바느질 하다 보면
포근한 어머니 사랑에 가슴 훈훈해진다.
어머니가 어릴 적 시집가는 언니 편에 들려 보내던 목화솜 이불 한 장과
아궁이 가마솥에 얽힌 하얀 추억 이야기.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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