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가상화폐 중 하나인 라이트코인 창시자가 자신이 보유한 라이트코인 전량을 처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현지시간) 라이트코인 창시자인 찰리 리가 지난 며칠 사이 자신이 보유한 라이트코인을 모두 매도하고 전액을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리에게 남은 라이트코인은 수집용 토큰(가상화폐 단위) 몇 개뿐이다. 리는 소셜 뉴스 웹사이트인 레딧을 통해 “(이번 매도로) 6년여 만에 처음으로 단 하나의 라이트코인도 보유하지 않게 됐다”며 “라이트코인은 나에게 재정적으로 큰 도움을 줬지만 앞으로 나의 재정적 성공과 라이트코인의 성공을 동일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리는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 구글과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출신으로 지난 2011년 라이트코인을 만들었다. 리는 총 매도량과 매도가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 채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라이트코인의 가격은 이날 오후1시2분 기준 319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75배 뛰었으며 시가총액은 175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라이트코인 전량 매도 왜
‘사익 추구 바람잡이’ 비판에
이해 상충 문제 해결 조치
리는 이번 매도가 이해 상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투자자들은 나를 향해 개인적 이익을 취한다며 비난했다”며 “이해 상충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라이트코인을 모두 팔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가상화폐에 대한 언급을 할 때마다 주변에서는 ‘사익을 위한 바람잡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이를 차단하기 위해 보유자산을 모두 팔아버렸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그의 행보에 대해 장단이 있다고 평가했다. 크레센트크립토애셋매니지먼트의 공동설립자 마이클 캐즐리는 “이번 소식이 리가 보다 자유롭게 의견개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자신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리는 최근 가상화폐 가격 하락이 단기적 현상에 그칠 것이며 자신은 라이트코인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라이트코인 가격도 단기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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