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충북 제천시 ‘두손스포리움’의 화재 사고로 20명이 숨진 2층 목욕탕은 출입문이 사실상 고장 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두손스포리움에 장기 근무한 A씨는 “희생자가 집중된 2층 목욕탕의 버튼식 자동문은 손톱만한 크기의 붉은 색을 정확하게 누르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았다”면서 “화재가 나 연기가 가득한 상황에서 이 출입문을 열지 못해 내부에서 많은 사망자가 나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어 “화재를 알리는 비상 방송시설도 없었고, 탕내에서는 비상벨이 울려도 듣기 힘든 미로식으로 돼 있다”면서 복잡한 시설 구조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탕 안에 있던 사람들은 화재가 난 줄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밀려든 연기에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건물 자체가 화재에 무방비 상태였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A씨는 “헬스클럽 등으로 사용된 4∼6층 곳곳에는 신발 등을 보관하는 빈 락커가 빼곡했다”면서 “중앙 통로를 타고 번진 불이 이 락커들을 불쏘시개 삼아 급속도로 건물을 뒤덮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A씨는 “각 층으로 통하는 계단도 방화시설이 안 돼 있어 연기와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졌을 것”이며 “건물내 스프링클러 고장이 잦아 화재에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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