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iOS 업데이트에서 아이폰의 배터리 열화(劣化)가 심해지면 동작 성능을 낮추도록 한 ‘성능 고의저하’로 논란이 불거지자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이와 비슷한 일이 없었는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최근 애플 아이폰에서 문제가 되는 성능 고의 저하 문제는 우리 제품과 무관하며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답했다.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을 수백 번 반복하면 열화돼 용량(최대로 충전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들고 피크 전력(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한꺼번에 쓰는 것)도 새 배터리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게 된다. 때문에 기기 내 배터리가 열화됐을 때 이를 감지하고 기기의 최고 연산 성능을 낮추도록 했다는 것이 애플의 설명이다.
애플은 작년에 아이폰6·6s·SE에 해당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배포했으며 이달 2일 공개된 iOS 11.2에서는 아이폰7에도 같은 기능을 적용했다. 그러나 애플은 이런 기능을 추가한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알리지 않았고 지난 18일 미국의 테크 전문매체 긱벤치(GeekBench)가 연산 성능 실험을 통해 사실을 알리자 뒤늦게 해명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폰도 온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경우, 배터리에 남은 에너지가 얼마 없는 경우에 전원을 차단하거나 성능을 제한하는 기능은 있지만 배터리 자체의 열화 여부를 체크해서 성능을 달리하지는 않는다.
국내 규제당국이 조사착수 등에 개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에게 해당 기능을 알리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의 소지가 있으나 소비자기만 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등도 개입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애플의 조치에 반발하는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집단소송을 추진키로 하고 로스앤젤레스 소재 연방지방법원에 소장을 내 추이가 주목된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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