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가 우려되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아파트 외벽 창문을 통해 잠긴 방으로 들어가려다가 9층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22일 대구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9시 21분께 대구 시내 한 아파트 9층에서 범어지구대 정연호(40) 경사가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정 경사는 A(30)씨 부모가 ‘아들이 번개탄을 사서 들어 왔는데 조치해달라’는 112 신고에 따라 한 모 경위와 함께 현장으로 출동했다.
정 경사는 방에서 A씨와 어머니를 상대로 상담하던 중 A씨가 갑자기 다른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당시 한 경위는 거실에서 A씨 아버지와 정신과 치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정 경사는 A씨가 들어간 방 안에서 창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등 A씨가 뛰어내리려는 위급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아파트 외벽 창문을 통해 잠긴 방 안으로 들어가려다가 떨어졌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해 정 경사를 응급조치하고 병원으로 옮겼으나 정 경사는 이튿날 새벽 숨졌다.
정 경사는 2006년 경찰에 입문해 지난해부터 범어지구대에 근무해왔고, 6살짜리 아들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일 한 경위와 함께 수성구 범어네거리 인근에서 지나가던 고교생들 도움을 받아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범인을 검거하기도 했다.
유족과 경찰은 수성요양병원장례식장에 빈소를 마련했다.
정 경사 영결식은 오는 24일 오전 8시 30분 수성경찰서에서 대구지방경찰청장장으로 열린다.
경찰청은 정 경사에게 1계급 특진과 훈장을 추서할 예정이다.
[사진=대구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