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과 내륙 일부 지역에 이틀째 짙은 안개가 끼면서 인천국제공항을 오가는 항공편의 지연·결항이 계속됐다.
연휴 계획을 망친 이용객들의 항의가 폭주했고 공항은 120여 명의 직원을 투입해 24시간 특별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전날 운항이 계획됐던 항공편 1천70편 가운데 결항 58편, 회항 36편, 지연 468편 등 총 562편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짙은 안개의 여파가 하루 넘도록 지속하며 24일에도 운항 차질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인천공항을 출발할 예정이던 항공기 239편, 도착 예정 309편 등 총 548편이 지연됐다. 또 출발 6편, 도착 6편 등 총 12편의 항공편이 결항했다.
공사 관계자는 “전날 지연된 항공기가 먼저 이착륙하는 과정이 이어지며 24일도 운항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전날 지연된 항공편은 24일 오전 모두 이착륙을 마쳤고 오늘 출발·도착 예정이던 항공편의 지연 문제도 오늘 안으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공항에는 안개가 다소 끼어있으나 시간당 52대가 정상적으로 이착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항공기상청은 23일 오전 6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인천공항에 저시정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기상 상황이 나아지는 듯했으나 오후 5시 30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다시 발령됐다가 오후 11시에 해제됐다. 24일에도 오전 1시 35분을 기해 저시정 경보가 내려졌다가 오전 5시 45분 해제됐다.
가시거리가 400m 미만일 때 저시정 경보가 내려지는데 전날 한때 인천공항의 가시거리는 50m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공사는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연 항공기를 공식 개장 전인 제2여객터미널에 분산 수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또 전날 지연된 항공기들이 후속 운항스케줄에 영향을 미치자 법무부, 세관 등과 함께 입국심사장과 세관 지역을 24시간 운영하고 있다.
항공편 지연으로 24일 새벽에 도착한 승객들을 위해 공항철도를 오전 3시까지 연장 운행했고, 전세버스 20대를 오전 4시까지 추가 배치해 서울역 등 4개 노선으로 여객을 수송했다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공항 내 임시 숙박장소를 마련해 매트리스와 모포, 생수와 컵라면 등을 무료로 제공하고 공항 내 총 17개 매장이 24시간 운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안개에 발이 묶인 승객들로 인천공항은 대혼잡을 겪었다.
항공기 운항이 대규모 차질을 빚으면서 일부 항공사 승객들은 회사 쪽으로부터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한 채 최소 수 시간을 기내에 머물러야 했다. 또 일부 승객들은 공항에서 노숙하는 등 밤사이 극심한 혼란이 빚어졌다.
이 때문에 해외 크리스마스 연휴를 꿈꿨던 승객들 사이에서는 거센 항의와 함께 분통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전날 오후 8시께 호주 시드니로 향하는 항공편을 탑승할 예정이었던 한 승객은 “항공사 측이 기상이변을 내세워 보상을 거부하고 숙박 및 차편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결국 동인천으로 나와서 자비로 숙박을 잡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해외여행을 떠났다가 귀국 예정이었던 승객들도 인천공항 운영이 차질을 빚자 불편을 겪었다.
전날 오전 10시 40분께 일본 나리타 공항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려던 한 승객은 “어제 온종일 비행기를 기다리다가 밤 10시가 돼서야 항공사 측으로부터 결항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승객이 알아서 하라는 태도로 항공사가 일관해 나리타공항에서 말 그대로 죽치고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눈에 띄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인천공항에서 수 시간을 대기했는데 정확한 안내도 없으니 대기하는 사람들은 분통이 터진다”며 “안개 때문에 지연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안내조차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