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유키스의 막내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준영은 재능에 비해 유독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스타 중 한 명이었다. 래퍼임에도 안정적인 보컬 능력과 빠른 안무 습득력, 무대 장악력을 모두 갖추고 있었던 이준영이었지만 한동안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이러한 끼를 보여줄 만한 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던 것이다. 데뷔 후 유독 운이 없어보였던 이준영이었지만,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복자클럽의 회원 중 한 명인 이수겸으로 캐스팅된 것이다. 연기 또한 그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끼와 재능 중 하나였다.
‘부암동 복자수자들’에서 이준영의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바쁘지만, 이러한 행복이 마냥 기쁘다고 환하게 웃는 이준영은 음악과 연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부지런히 달려 나가고 있다.
Q. ‘부암동 복수자들’가 종영된 지 시간이 지나기는 했지만, 이수겸은 이준영에게 있어 특별한 캐릭터로 남을 것 같다.
“아무것도 아닌 제가 이수겸이라는 정말 좋은 캐릭터를 만나게 돼서 정말 행복했다. 유키스 준이 아닌 이준영으로서 사람들과 처음 만날 수 있었던 자리다보니 기쁘기도 하면서 동시에 부담도 느꼈다. 사람들이 잘 했다고 많이들 칭찬해 주셨는데 그동안 노력하고 고민했던 부분에 대한 보상인 것 같아서 감사드린다. 특히 저보다 더 고생하신 선배님들과 스태프, 감독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종영이후 어떻게 보냈는가. 바로 다음 프로그램에 합류하느라 쉬는 시간이 없었을 것 같다.
“배우 이준영으로서 모습을 좀 더 좋게 보여드리기 위해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연기에 대한 공부도 하고 있다. ‘바쁘게 살고 있는데 휴식이 필요하지는 않은가?’라고 묻는 사람들이 계시다. 휴식이 안 필요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제 인생에 있어서 이런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은 마음이 크다.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나서 쉬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Q. 바쁜 것이 좋은가.
“이번에 느낀 것인데, 바쁜 것이 좋더라.(웃음) 저는 데뷔 후 4년이라는 시간동안 바쁘게 움직인 적이 없었다. 이번에 이리저리 뛰는데, 몸은 힘들지만 행복하더라.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렇기에 저에게 있어 지금 이 시기는 절대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기회이기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Q. ‘부암동 복수자들’로 첫 연기도전을 하게 됐다. ‘출연 하고 싶다’고 결심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부암동 복수자들’의 원작을 정말 재미있게 봤었다. 그래서 오디션 제의가 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해오던 분야가 아니니 연기가 낯설었고 ‘잘 할 수 있을까’ 싶은 걱정도 많이 됐다. 그래도 원작을 워낙 재밌게 봐서 한 번 도전해보자 싶어서 오디션을 보게 됐는데, 예상 보다 좋게 봐 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사실 붙을 줄 몰랐다. 오디션도 준비를 해서 갔는데, 제 연기를 보시고 아무 말도 안 하시고, 1분 동안 얼굴만 보시더라. 그래서 처음에는 떨어졌구나 싶었다. 그런데 불러주시더라. 두 번째 오디션 때는 더 열심히 준비해 갔다.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게 보일까 고민하고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번에도 제 얼굴만 보시기에 ‘진짜 떨어졌구나’ 싶었다. 그러다 ‘같이 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감격스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걱정과 부담이 됐다.”
Q. 첫 연기도전임에도 실력이 나쁘지 않았다. 특별한 비결이라도 있었는가.
“연기레슨을 받은 적이 없었다. 혼자 준비를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제가 생각한 수겸과 감독님께서 생각한 수겸이 다른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러한 부분을 맞추는 작업을 중점적으로 해 나갔다. 감독님께서 수겸이는 어떤 아이이며 뭘 좋아하는지 끊임없이 질문을 해 주셔서, 캐릭터 분석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Q. 안방극장에서의 반응도 좋았다. 예상을 했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 욕먹을 각오로 시작을 했었다.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이준영이라는 이름을 알리는 자리일 뿐 아니라, 제가 봐도 제 연기가 어색했기에 욕만 먹지 않아도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반응이 좋더라.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웃음)”
Q. ‘부암동 복수자들’ 속 복자클럽의 막내이지 않았느냐. 세 누나들인 라미란, 명세빈, 이요원과의 호흡은 어땠는가.
“긴장을 많이 하다 보니 겁을 많이 먹었었다. 예상외로 잘 해주셨고 항상 놀 수 있도록 이끌어 가 주셔서 걱정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누나들이 세지 않느냐고 많이 물어보셨다. 사실 저에게 있어서 ‘대선배님들’이시지 않느냐. 어떻게 풀어 나가야 할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누나들이 오히려 다가와주시고, 남동생처럼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처음에는 ‘선배님 선배님’ 했는데, 정작 누나들은 이야기 할 때 ‘누나는~’ 이런 식으로 말을 해 주셨다. 자연스럽게 누나라고 부르게 되더라. 막바지에 누나들이 너무 잘 챙겨주시고, 연기적인 조언도 많이 해 주시고, 지쳐 보인다고 걱정도 많이 해 주셔서 행복하게 촬영을 했던 것 같다.”
Q. ‘부암동 복수자들’을 연기하면서 좋았던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가.
“교복을 많이 입어서 좋았다. 연습생 시절, 학교를 자주 갈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자퇴했었다. 야자도 해본 적이 없다. 촬영을 하면 밤까지도 하다 보니, ‘야자를 하는 친구들이 이런 기분일까’ 싶더라. 기분이 좋았다. 어려진 느낌도 들어서 좋았다.(웃음)”
Q. ‘부암동 복수자들’에서 수겸이는 친부모에게 복수를 꿈꾸지 않았냐. 만약 ‘복자클럽’이 실제로 있다면 이준영이 복수를 하고 싶은 상대는 있을까.
“복수를 하고 싶은 상대는 없다. 다만 복수와 관련해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2살 차이가 나는 동생과 친하다보니 생긴 에피소드인데, 어렸을 때 용돈을 2000원 정도 받았을 때였다. 돈을 이 주 동안 모아서 4천원을 만들었는데 어느 날 2천원이 없어졌더라. 동생에게 2천원을 가져갔느냐고 물어봤는데 모른 척하면서 짐을 싸고 가더라. 그래서 동생 저금통을 찾아서 그 안에 있는 돈 만원을 빼고, 대신 그 자리에 A4용지 잘라서 초록색으로 색칠한 뒤 ‘메롱’이라고 적어서 넣어놓았다. 나중에 그걸 안 동생과 울고불고 싸웠던 기억이 난다. 하하.”
Q. 수겸이와 본인의 싱크로율을 따진다면? 얼마나 비슷한가
“80%가 비슷한 것 같다. 드라마 속 수겸이는 발랄하고 밝고 10대의 건강함이 있는 친구이다. 그리고 사회생활도 잘 할 줄 아는 친구이다. 그러면서도 혼자 있을 때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는 부분이 있다. 저도 약간 어렸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 사회생활을 잘 하는 것 같다. 여기에 성격 자체가 밝기에, 어느 정도 수겸이와 일치하지 않았나 싶다.”
Q. 유키스 형들은 ‘부암동 복수자들’ 모니터링을 해 주었는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형들도 좋아해 줬다. 동영상을 찍어서 올려주기도 하고, 격려도 많이 해주고, 고생한다고 걱정도 해 줬다.(웃음)”
Q. 연기면 연기, 랩이면 랩, 춤이면 춤…재능이 참 많은 아이돌인 것 같다.
“저는 아이돌로서 타고난 것이 없어서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실력도 터무니없었고, 많이 부족했는데, 제가 지는 것도 싫어하고 손가락질 받는 것을 싫어하다보니 방법은 노력 밖에 없더라.”
Q. 배우와 가수 두 가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싶다고는 했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인정을 받았으면 하는 분야가 있을 것 같다.
“연기도 정말 좋고 재미있지만, 아직까지는 본업이 가수다 보니까 가수로서 먼저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가 한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었다. 내 길이 아닌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형들과 회사 분들, 팬 여러분, 제가 믿고 있는 하나님과 가족들이 제게 힘이 돼 주었다. 그마저 없었으면 저는 버티지 못하고 그만뒀을 것 같다. 형식적인 대답이 아니라 저라는 사람을 좋아해주신 팬들과 멤버들에게 정말로 고맙다.
Q.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준영에게 2017년은 어떤 한해로 남을 것 같은가.
“상반기까지만 해도, 올해도 똑같이 흘러가겠구나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한두 번 음반을 내고 싶다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더라. 2017년은 바쁘게 움직였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정신없이 일하고 나니 잡생각도 많이 안 들고 행복하다. (웃음)”
Q. 2018년은 어떤 한해가 됐으면 하는가. 바라는 모습이 있다면?
“현재 ‘더 유닛’을 하고 있다. 본업으로서 활동하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을 한다. 배우 이준영의 모습 뿐 아니라 유키스 준으로서의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2018년에는 팬들에게 더 찾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하고. 성장한 배우 이준영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차기작 드라마로도 찾아뵙고 싶다. 솔로앨범도 내고 싶고 영화도 도전하고 싶고…하고 싶은 게 참 많다. 하하.”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