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일부 사우나들의 안전관리가 취약해 ‘제2의 노블휘트니스’ 참사가 우려된다.
노블휘트니스 화재 이후 연간 회원이 일부 탈퇴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하루 100명 이상의 제천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표 사우나들이어서 대책이 시급하다.
2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A사우나는 전면 외장재가 가연성 소재인 드라이비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화재에서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된 자재다. A사우나를 시공한 관계자는 “외관은 대리석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드라이비트를 바른 뒤 겉에만 입힌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이 사우나의 건물 외벽은 금이 가 있고 한쪽이 살짝 기울어져 있다.
B사우나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비상구’라고 쓰인 문을 열면 계단이 없고 그대로 낭떠러지다. 여탕과 남탕 모두 마찬가지. 한 여성 이용객은 “여름에는 환기를 하려고 문을 열어두기도 한다”며 “플라스틱 테이프로 ‘위험’이라고 붙여놓기는 하지만 그마저도 없을 때가 많다”고 전했다.
두 사우나 모두 일반 이용객들이 비상구를 찾기는 어려워 보였다. 내부 벽에 각종 다이어트·때밀이 관련 광고는 잔뜩 붙어 있지만 비상구에 대한 안내문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로 같은 길을 빠져나가 찜질방을 가로지른 후에야 비로소 비상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지역 사우나를 오래 이용해 온 이용객 김모(58)씨는 “찜질방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사람들이 있어 제천 지역 사우나들은 비상구로 통하는 문을 잠가 두는 경우가 많다”며 “A사우나도 평소에는 쇠사슬로 비상구 철문을 묶어 뒀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하자 급히 사슬을 풀고 비상구를 열었다”고 전했다. 건물 밖 불법주차 차량도 노블휘트니스와 다르지 않았다. 불법주차 차량이 줄줄이 늘어서 한눈에 봐도 소방차가 사다리를 대기는 어려워 보였다. /제천=박진용·신다은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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