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교육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55개 링크플러스 대학 총장 등 관계자를 초청해 공청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4차 산업혁명 선도 혁신대학의 가장 큰 특징은 ‘공유학습 모델’을 도입해 전공 간 칸막이를 허무는 데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동차학과의 자율자동차 수업을 듣고 싶은 경제학과 학생이 있어도 수강 규정이 있거나 전공으로 인정받지 못해 수업을 듣지 못했다”며 “공유학습 모델 도입으로 인문대나 미대생들도 4차 산업혁명 관련 수업을 듣고 전공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자동차학과를 주관대학으로 선정해 ‘자율주행차’ 수업을 진행하면 디자인학과나 경제학과가 참여대학으로 들어와 해당 학과 학생이 자동차학과 수업을 들어도 전공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대신 참여대학으로 들어온 디자인학과나 경제학과도 ‘산업디자인’ ‘4차 산업 경제’라는 수업을 신설해 이를 수강하는 자동차학과 학생들에게 전공학점을 부여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는 미대생이 디자인 수업만 받았다면 자율주행차의 원리 등 자동차학과 전공 수업을 함께 이수할 기회를 줘 트렌드를 앞서 갈 인재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교과 과목은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선정하는 4차 산업혁명 10대 유망기술을 바탕으로 대학 현실에 맞게 설계하기로 했다. 빅데이터와 AI를 비롯해 사물인터넷, 차세대 전지 등 유망 분야의 수업이 진행되고 기초교과와 전문교과 과목으로 분류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힌다.
4차 산업 선도대학을 산학협력 모델인 링크플러스 대학과 연계한 것은 스탠퍼드의 디자인스쿨이나 미국의 올린공대처럼 기업의 투자와 관심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의 프로젝트 결과물을 상용화하거나 키우겠다는 판단에서다. 디자인스쿨은 독일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SAP이 380억원을 투자해 설립됐다. 올린공대는 글로벌 기업이 후원하는 팀프로젝트에 5만달러씩 지원되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금도 산학협력 제도가 있지만 활성화되지 못한 것은 대학의 교육방식이 산업계에서 원하는 인재상으로 키우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디자인스쿨이나 올린공대처럼 전공 간 장애물을 허물어 창의적 인재로 길러낼 수 있다면 기업의 대학 투자도 활발해지고 기업 역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산은 100억원이 투입된다. 한 학교당 10억원으로 이 중 3D프린터 등 장비가 갖춰진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에 5억원, 교육과정 신설 등 체계 정비에 3억원, 교수 및 교직원 훈련에 2억원 등이 소요된다. 오는 2019년 4차 산업 선도대학의 결과물을 검토한 후 선정대학과 예산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중심으로 4차 산업 선도대학 선정이 이뤄지지만 아주대 총장 출신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총리는 아주대 총장 시절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수업을 편성하고 프로젝트 위주로 진행되는 ‘파란학기제’를 도입한 바 있다. 특히 파란학기제 참여 학생과 기업들 간 제휴로 지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부총리는 총장 시절부터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창의적인 생각이 나온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4차 산업 선도대학 운영계획에도 김 부총리의 의중이 많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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