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신생아 4명이 잇달아 사망한 사고와 관련, 보건당국이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항생제 내성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의료과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질병관리본부는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의 혈액에서 검출된 시트로박터 프룬디(Citrobacter freundii)가 이들에게 지방산 및 열량을 공급하기 위해 투여된 지질영양 주사제에서도 검출됐다고 밝혔다. 질본은 사망한 환아가 모두 지질영양 주사제를 투여받았다는 상황을 고려할 때 주사제 준비단계에서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형민 질본 의료감염관리과장은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투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와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초기부터 제기된 의료과실 가능성이 더 커졌다. 의료계에서는 ‘세균감염’과 ‘의료과실’ 가능성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특히 사망한 환아 3명에게서 유전적으로 완전히 같은 시트로박터균이 검출됐다고 발표되면서 추측에 무게가 실렸다. 이날 아이들이 맞은 주사제에서도 완전히 같은 균이 검출됐다는 발표가 나오자 세균감염과 의료과실이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해당 주사제는 전체 입원 환아 16명 중 5명에 투여돼 이 중 4명이 사망했다. 다만 주사제 오염과 감염을 신생아들의 사망 원인으로 단정 짓기에는 이르다는 게 보건당국의 판단이다.
병원의 위생관리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와 모포 등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된 것. 현재 환아 9명 중 8명은 동일한 유전형의 로타바이러스가 확인돼 사실상 같은 감염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1명은 현재 분석 중이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이뤄져야 할 신생아중환자실에서 투여된 주사제에서 균이 검출되고 인큐베이터 등에서 로타바이러스까지 나오면서 이대목동병원은 관리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