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사면 이틀 만에 정부의 결정에 감사를 표하고 동포들에게 사과하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2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게재된 동영상을 통해 “나의 정부가 한편으로는 좋은 결과를 냈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포들을 실망시켰다”며 “진심으로 그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사면이 “복잡한 사안”이었다며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현 대통령의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또 그는 “나를 안심시킨 너그러운 모습에 매우 고맙다”며 “국가의 안녕을 위해 싸운 모두에게 희망을 전한다”고 말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일본계 페루인으로 아시아계 최초로 남미 국가 대통령을 지냈다. 그러나 1990~2000년 집권 당시 독재 정치를 펼쳐 쫓겨났고 2007년 권력남용·부패 혐의로 2년, 2009년 인권탄압 등 혐의로 25년형을 각각 선고 받았다.
그는 수감 기간 동안 저혈압·부정맥·위장장애 등으로 병원을 자주 드나 들었고 지난 24일 사면됐다. 일각에서는 최근 탄핵 위기에 몰렸던 쿠친스키 대통령이 사면을 담보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국회의원인 켄지와 ‘탄핵안 부결’을 거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페루 수도 리마에서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 동안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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