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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송유관 폭발에 유가 급등

WTI 선물 배럴당 60弗 육박

원·달러 환율은 연저점 경신

국제 유가가 리비아에서 발생한 송유관 폭발로 2% 이상 급등하면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이 지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했다. 유가 상승이 결제 통화인 달러화의 약세를 유발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74원대로 떨어져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새해를 앞두고 우리 경제는 고유가와 원화 강세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됐다.





2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WTI 가격은 2.6% 오른 배럴당 59.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WTI 선물은 장중 배럴당 60.01달러까지 상승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60달러 벽마저 넘었다.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런던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2월 선물도 2.71% 오른 배럴당 67.02달러에 마감했다.

이날 국제유가는 구리 가격이 4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회복 전망에 따른 상품 랠리가 이어진데다 산유국인 리비아의 송유관이 무장괴한의 습격으로 폭발하면서 리비아 원유 생산이 전체 산유량의 10% 내외인 하루 7만~10만배럴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촉매제로 더해진 가운데 급등했다. 미국의 강추위 예보로 난방유 가격이 6일 연속 상승한 점과 사우디 정부가 오는 2023년까지 원유 수입이 80% 증가할 것이라며 중장기 원유 상승에 무게를 둔 점 등도 급등세를 부추겼다.

달러화로만 거래되는 유가가 치솟으면서 국제유가와 역상관 관계를 보이는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074원까지 내렸다가 전 거래일보다 2원 내린 1,074원10전으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또다시 연저점을 새로 썼다. 이날 환율 종가는 2015년 4월30일 1,072원40전으로 마감한 이래 2년 8개월 만에 최저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 약세와 연말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 물량 우위가 겹쳐 연일 하락세다. 리비아 악재로 당분간 유가 상승이 더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다른 요인이 더해지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달러 약세가 국내 수출기업들을 더욱 옥죌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외신들은 유가가 지난 2년여의 약세 구도에서 벗어나 향후 수년간의 상승 기조로 전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외신들은 “올 한 해 중동 불안정에 아랑곳하지 않았던 유가가 한달여 테스트해온 2년 반 최고치(59달러선)를 끝내 돌파했다”며 “이제 시장은 배럴당 66달러선인 3년 최고치 경신 여부를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희원·빈난새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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