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이대목동병원 감염관리실 등에서 감염관리 관련 자료와 생존 신생아들 의무기록을 압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이대목동병원의 전반적인 위생 수준과 의료체계 등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자료들을 확보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 사망 신생아들과 함께 입원했다가 사망사건 후 전원·퇴원한 신생아 9명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모포 등에서 로타바이러스가 검출된 되면서 관리 체계에 ‘구멍’이 있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이에 경찰은 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옮겨 간 신생아들의 의료기록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서울 시내 4개 병원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로타바이러스는 분변이나 토사물을 통해 영·유아 사이에서 쉽게 전염되는 바이러스이다. 설사·발열·구토·탈수 등 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 주로 영·유아의 분변·토사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손을 통해 전파된다. 로타바이러스가 신생안 연쇄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낮지만 병원의 위생관리 수준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이대목동병원의 위생관리 과실 혐의를 입증하는 데 로타바이러스 관련 증거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이대목동병원을 1차 압수수색해 확보한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망 신생아 가운데 1명도 사망 닷새 전 로타바이러스 양성 반응을 보였으나 격리 조치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찰은 전날 27일까지 신생아 집중치료실 수간호사와 약제실 약사, 전공의 등 병원 관계자 총 6명을 불러 조사하면서 전반적인 치료 과정이 적절했는지와 병원의 위생 관리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향후 사인이 명확히 드러나면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바탕으로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대목동병원은 이날 신생아 사망 유가족의 공개질의서에 대한 병원장의 회신을 통해 수사기관에 적극 협조할 뜻을 내비쳤다. 병원은 “사건 발생의 경위와 사망 원인, 사건 발생 직후 병원 측의 조치 등에 대해 질병관리본부·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조사 중이고 경찰에서 수사하고 있다”며 “병원장을 비롯해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내 전 인력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사고 경위와 원인,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유족들의 공개 질의에 대해서는 “어떻게든 성심껏 답을 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현재 수사 중인 상황이어서 명확히 답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두형·박우인기자 mcdj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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