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프리카의 젖줄인 ‘나일강’을 둘러싸고 인접국인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에티오피아가 나일강 상류에 7년째 건설 중인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수력발전용 댐에 대해 이집트가 수용불가 의사를 나타내면서 양국 간 물싸움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2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모하메드 압델아티 이집트 수자원장관은 “에티오피아가 건설 중인 ‘그랜드 르네상스 댐(GERD)’과 관련해 이집트의 물 이용권과 국익을 보장하지 않는 한 에티오피아와 어떤 합의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는 지난 2011년 4월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800㎞ 떨어진 나일강 지류에 6,000㎽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그랜드 르네상스 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총 48억달러(약 5조1,500억원)의 공사비가 투입되는 이 댐은 현재 6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내년 중 완공되면 아프리카 최대 규모가 된다. 문제는 2015년 가까스로 에티오피아의 댐 건설에 합의했던 이집트가 2년 만에 다시 물 이용권 침해를 들어 딴죽을 걸고 나섰다는 점이다. 에티오피아는 “나일강 댐 건설은 에티오피아에도 죽고 사는 문제”라며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두 나라 사이에 낀 수단은 에티오피아 댐이 완공되면 수단의 강물 사용량이 현재의 할당량보다 늘어나 이집트의 불만을 사게 될 것이라며 우려하는 입장이다. 현재 이집트는 세계은행이 중립적 입장에서 중재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FT에 따르면 3국이 2015년 이후 2년간 14차례에 걸쳐 댐의 수자원 활용을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물 이용량에 대해 최종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FT는 “에티오피아 댐이 완공되면 에티오피아와 이집트 모두 계절에 따라 강물이 늘거나 줄어드는 현상은 사라지고 수단의 경우 농업용수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