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뿌뿌~~뿌” 하며 비둘기를 연상케 하는 추임새와 함께 독특한 패션, 긍정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우디 고차일드의 모습은 Mnet ‘쇼미더머니6’ 첫 출연 당시부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를 향한 관심은 시청자뿐만 아니라 함께 경연을 치른 참가자 사이에서도 뜨거웠다.
“비둘기 소리는 ‘우리는 아무도 하지 않는 사운드를 만들어 내보자’는 생각으로 저희 크루 형이 개발해 낸 거예요. 그만큼 매력 있고 애정도 있다 보니 자주 쓰는 편이에요. 사실 방송에서 순수하게 랩 실력으로만 승부 볼 수 없는 캐릭터라는 걸 저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어요. 제가 가지는 경쟁력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이걸 저만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방송에 나가기 전에 형에게 이걸 사용해도 되냐고 허락을 받고 나갔죠”
‘로또를 맞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쇼미더머니6’는 그에게 인생의 전환점과도 같았다. 방송 후 높아진 인지도와 주변 환경도 180도로 변했지만, 그보다도 더 큰 변화는 삶과 음악을 대하는 한 사람의 태도였다.
서울이 주는 얕은 달콤함에 취해 그저 하루하루 먹고 사는 데만 급급했던 한 나태한 사람은 프로그램을 기점으로 ‘노력’이 주는 매력을 깨닫게 된다. 짧은 시간 동안 미션을 완벽하게 준비해야 하는 프로그램의 시스템은 초인적인 힘까지 발휘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었고, 최선을 다해 그 흐름을 따라갔던 우디 고차일드는 돌아보니 어느새 한 뼘 더 성장해 있었다.
“‘쇼미더머니’ 방송을 나가기 전에도 정말 나태하게 살았어요. 크루 형들이 방송에 나가보라고 한 것도, 거기서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제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뼈저리게 느껴보라는 이유도 있었어요. 저 역시 반성하는 마음으로 맨 땅에 헤딩하듯이 뛰어들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았죠. ‘쇼미더머니’를 통해 매 미션을 거듭하다보니 열심히 하면 정말 달라지고 성장할 수 있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아티스트로서 뿐 아니라 인간 곽우재로서도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어요”
최선을 다한 만큼 자연스럽게 기회의 문도 활짝 열렸다. 이와 함께 매 시즌이 거듭되면서 시청자들이 느낀 식상함과 우디 고차일드의 날 것 같은 매력은 묘하게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또 다른 신예 참가자였던 우원재와 우디 고차일드를 ‘쇼미더머니6’의 최대 수확이라 부르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특히 같은 처지였던 우원재는 경연 내내 큰 의지가 됐다. 다른 참가자들처럼 소속된 회사나 기댈 수 있는 유명세가 전혀 없었던 그야말로 생짜 신인이었던 두 사람은 방송을 통해 큰 화제를 모은데 이어, 각각 AOMG와 하이어뮤직이라는 힙합 레이블과 계약을 맺었다. 두 곳 모두 박재범이 수장으로 있다는 데서, 또 하나의 공통점을 가진다.
“(우)원재는 ‘쇼미더머니’를 하면서 가장 친해진 사람 중 한 명이에요. 그때 당시 우리들의 처지가 너무 많이 닮아있었거든요. 둘 다 본선 무대까지 올라가서 멋있는 모습 보여주자고 서로 응원을 많이 했는데, 아쉽게도 저는 바로 직전에 탈락했어요. 정말 많이 아쉬웠죠. 물론 완전히 같은 회사는 아니지만, 둘 다 (박)재범 형을 만나서 좋은 기회를 만나게 돼서 정말 좋아요. 원재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원재에게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정말 멋있는 친구에요”
이날 우디 고차일드는 우원재 뿐 아니라 자신의 주변을 채워주고 있는 고마운 사람들을 언급하며 스스로를 ‘인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평했다. 그들로 하여금 불완전한 자신이 조금씩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
“아티스트 우디 고차일드로서 뿐 아니라 인간 곽우재 역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가족, 크루 형들, 선배들 제 주변에 있는 감사한 사람들로 인해서 불완전한 사람에서 완전한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분들은 저라는 퍼즐을 완성시켜 주는 퍼즐 조각인거죠”
‘쇼미더머니6’을 통해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우디 고차일드. 그는 이번 새 앨범을 통해 정식 아티스트로서 첫 발을 뗐다. 흔히들 말하는 ‘쇼미빨’ 없이 이제는 정말 음악으로 승부를 봐야할 시간이다. 혹여나 이 후광이 막 출발하는 신인 아티스트를 옥죄는 짐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 섞인 물음을 건넸지만, 돌아오는 그의 답은 “아티스트로서 당연한 도리”였다. 우문현답이다.
“‘쇼미더머니’가 나를 알릴 수 있는 발판이었다면, 음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날개는 스스로 달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빌스택스 형이 그런 얘길 해줬어요. 방송 끝나면 1년은 놀지 말고 작업만 하라고. 분명 달콤한 유혹이 있겠지만, 그걸 참고 열심히 음악하면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질 거라고. 저 역시 그게 맞다고 생각하고요”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아티스트를 동경한다는 우디 고차일드는 앞으로의 목표 역시 어떤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 것이라 말한다. 래퍼로서만 제약을 두는 것이 아니라 아티스트로서 여러 종류의 음악을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다.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과 사운드에 집중하고, 그 안에서 성취감을 느끼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러다보면 그 안에서 깊이도 점점 더 생겨날 거라 믿고요. 마이클잭슨처럼 제가 가진 음악의 에너지가 엄청 커져서 사람들한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됐으면 좋겠어요”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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