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스타로 맹활약한 조지 웨아(51)가 라이베리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젊은이와 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승리했다.
이날 라이베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6일 실시된 결선투표의 개표를 98.1% 마무리한 결과 웨아가 61.5%의 득표율을 기록해 38.5%를 얻는 데 그친 조셉 보아카이(73) 현 부통령을 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수백 명의 젊은이가 춤추고 노래하며 웨아의 승리를 자축했다. 시내 곳곳에서도 웨아의 당선을 축하하는 자동차 경적 소리와 환호가 이어졌다. 어린아이를 둔 40대 가장은 “웨아의 당선은 국민의 승리”라며 기뻐했다.
몬로비아의 극빈촌에서 할머니 손에 자란 웨아는 1990년대 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맹활약하며 ‘흑표범’이라는 별명을 얻은 축구 스타다. 그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제정한 ‘올해의 선수상’과 최고 축구 선수에게 수여되는 ‘발롱도르’를 거머쥔 유일한 아프리카인이다. 2014년 상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웨아는 2005년 대선에 출마해 결선투표에서 엘런 존슨 설리프(79) 현 대통령에게 석패했지만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웨아는 다음 달 설리프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이양받는다. 이는 73년 만의 첫 민주적 정권교체다. 1847년 해방된 미국 노예들이 세운 나라 라이베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이다. 1980년대 발생한 군부 쿠데타와 2013년에야 끝난 14년간의 내전을 거치며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힘들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라이베리아 정부와 정당, 국민의 질서 있는 투표를 칭찬하면서 “평화적인 투표”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선거감시단의 마리아 아레나는 “라이베리아 국민과 대선 후보가 헌법을 준수한 평화적인 투표를 이뤄냈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홍태화인턴기자 taehw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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