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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첫 발령…현장에선 ‘일단 준수’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처음 발령된 30일 서울시내 주요 대기 배출 사업장과 공사장은 일단 발령 요건에 맞춰 먼지 발생량을 줄이는 등 협조하는 모습이었다.

환경부와 서울시·인천시·경기도는 이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자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했다. 이들 지역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80개 대기 배출 사업장과 514개 공사장에 적용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생활 쓰레기 소각시설인 마포자원회수시설은 이날 비상저감제도 발령에 따라 소각량을 평소보다 30% 낮췄다. 평소 소각량은 250t가량이나 이날은 175t 수준으로 줄었다.

소각량이 줄면 폐기물이 쌓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6천t 벙커에 일정량을 저장하면서 소각하므로 문제는 없다는 것이 시설 측 설명이다.

시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폐기물 소각시설 굴뚝에서 먼지가 많이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국내 굴뚝 배출먼지 규제 농도가 통상 20㎎/㎥인 데 비해 시설은 1㎎/㎥ 이하 수준”이라고 말했다.

시내 공사현장에서도 당국 지도를 일단 따르는 모습이었다. 행정·공공기관이 발주한 공공 공사장은 비상저감조치 적용 대상이며, 민간은 자율에 맡긴다.

서울 종로구의 한 민간 공사현장 출입문에는 ‘수도권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사업장·공사장 조업 단축’이라는 관할 구청 공지문이 붙어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연말이라 오늘부터 신정까지는 작업을 쉬고, 동절기여서 작업을 단축하는 중”이라며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미세먼지가 많을 때는 토사 작업을 하지 않고 수시로 물을 뿌리는 등 당국 지도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공사현장 관계자도 “먼지가 날리는 것을 막으려고 공사장 울타리와 현장에 분진망을 설치했다”며 “평소에도 진공청소와 살수·물청소를 병행하고, 오래된 장비는 저감조치와 무관하게 애초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공사현장에서는 이같은 조치에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사현장 작업자는 “공공기관 발주 공사장이라 해도 공사를 단축한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공사 기간을 못 맞춰 나중에 날림 공사를 하면 어떻게 책임지려는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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